시와 함께 떠나는 성지순례
2024.01.04 10:54

순교자의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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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민창홍 요한 시인

편백 나무숲 높은 탑 
큰 칼 쓴 죄인의 모습으로 우뚝 솟아
대숲을 돌아 나오는 천사의 소리 듣는다


끊임없이 나누는 새소리 물소리
지세포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윤봉문 요셉 순교 성지


불모지에 신앙의 씨앗 심고
성사 주시는 신부님 안내하며
기쁜 소식 온 섬에 퍼 나르던 거제의 사도  


당당했던 신앙 고백과 배교 거부로 
파도처럼 밀려오는 죽음도 두려움 없이
장렬하게 서른여섯의 생 마감하고


풍랑을 헤치며 
박해를 헤치며 
고향 떠나 아버지와 함께한 시간


편백 나무숲 높은 탑 뒤
영원히 잠들어
대통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빛의 소리 듣는다

 

240107 시와함께성지순례-윤봉문순교자탑(홈피용).jpg

순교자 탑

 

240107 시와함께성지-윤봉문성지 경당(홈피용).jpg

경당

 

윤사우(스타니슬라오)는 가족들과 함께 병인박해 때 고향 경북 영일군을 떠나 피신할 목적으로 거제도에 정착하였다. ‘거제의 사도’ 윤봉문(요셉) 순교자는 윤사우의 둘째 아들로 거제도에서 활발한 전교활동을 펼치고 판공성사를 주기 위해 온 대구본당 로베로 신부를 안내하고 도왔다. 거제도에 박해가 일어나서 윤봉문은 통영으로 압송되어 문초를 받았지만 당당하게 신앙을 고백하며 배교를 거부하다 1888년 4월 1일 진주 감옥에서 교수형으로 36세에 순교했다. 
진주 비라실공소 회장이 시신을 거두어 공소 뒷산에 안장했는데 1898년 성낙진 교우가 유족들과 함께 순교자의 유해를 거제도로 모셔와 진목정 족박골의 선산에 안장했다. 그 후 이장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마산교구는 2013년 4월 20일 옥포에서 지세포리로 유해를 모셨다. 마산교구는 앞으로 순교자 기념성당과 교육관 등을 건립해 나갈 계획이다. 순교자 윤봉문 요셉은 2014년 8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복되었다.

 

240107 시와함께성지-윤봉문성지 탑 뒤에 모셔진 순교자 유해(홈피용).jpg

탑 뒤에 모셔진 순교자 유해

 

240107 시와함께성지-윤봉문순교성지 입구(홈피용).jpg

 

민창홍 요한 시인(시,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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