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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명진 아브라함/ 교구 가톨릭농민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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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사육

 

새벽 3시쯤 되면 우리 집 새벽 일꾼들이 꼬끼오오~~ 힘차게 기상나팔을 붑니다. 시계가 없던 시절에는 새벽닭 울음소리에 시간을 가늠하였습니다. 계란은 우리 몸이 스스로 생산할 수 없는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인 단백질, 콜린, 비타민(A, B12, D, E)과 같은 필수 영양소와 철, 인, 셀레늄과 같은 미네랄이 들어 있는 영양이 풍부한 식품입니다. 계란을 균형 잡힌 식단에 포함시키면 전반적인 건강에 기여하고 신체에 다양한 필수 영양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저희 농장에서는 녹차잎을 먹인 녹차 유정란과 밀싹을 먹인 밀싹 유정란 두 종류를 출하하고 있습니다. 하동에서 나오는 녹차잎으로 사료를 만들어 공급하기에 녹차 유정란이라 부르고, 밀싹은 영양이 가장 풍부한 15cm 자란 시기에 채취하여 먹이로 공급해 밀싹 유정란이라 하였습니다. 미국의 국민 시인 휘트먼이 풀잎은 신의 손수건이라고 했듯이, 닭들도 풀잎을 많이 섭취해야 자가면역력이 생겨 각종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됩니다. 이와 같이 풀잎은 닭에게 종합 비타민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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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도 목욕을 합니다. 땅을 파고 흙으로 날개를 펴고 몸속 진드기와 해충들을 털어냅니다. 닭의 생육환경에 토양은 정말로 중요합니다. 닭들도 흙에서 자라야 건강합니다. 과거 살충제 파동 사건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저희 농장은 평사사육을 통해 넓은 마당에 풀어놓고 기르기에 사육환경 번호가 2번이 됩니다. 자연방사한 2번 사육환경의 닭들에게는 흙이 치유와 먹이, 놀이의 공간이기에 흙 목욕, 일광욕을 통해 자체 면역력 증진으로 살충제로부터 자유롭습니다. 닭도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이 통하는 공간을 아주 좋아합니다.


계란을 냉장 보관 시 소비기한은 40일 정도 됩니다. 계란 껍질 코드라고도 하는 난각 번호는 계란 껍질에 표시된 숫자로 알을 낳은 날짜, 생산한 농장, 사육 환경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산란일(4자리)] [생산자 고유번호(5자리)] [사육환경 번호(1자리)] 


가톨릭농민회에 가입한 지는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가톨릭농민회와 함께하며 생명농업을 실천해 왔습니다. 지난해 6개월의 예비신자 교리를 마치고 12월 11일 아브라함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세례를 받는 날 새로이 태어났으니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가슴 뭉클한 날이었습니다. 


그동안 부족함으로 살아온 모든 것을 채워주시는 사랑을 가득 체험하였습니다. 교리를 받으면서 인간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태어나고 내가 하는 노동의 행위로 하느님 사랑을 드러내고 전하며, 욕심내지 않고 베풀면서 살라는 하느님의 말씀이 참 좋았습니다. 또한 우리농 정회원 활성화를 위해 2년 정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 모든 분들이 저렴하게 유정란을 드실 수 있게 한 날들도 함께 나눌 수 있어 행복한 시간들이었기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처럼 노동을 통한 일상의 기도는 영혼을 젊고 맑게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생명을 기르는 우리 집 새벽 일꾼들이 힘차게 꼬끼오오~~ 하고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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