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담화

2003년 성탄 대축일 담화문-‘생명 그리고 빛이신 말씀’

posted Jun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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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성탄 대축일 담화문

‘생명 그리고 빛이신 말씀’

(요한 1,1-10)


사랑하는 교구민 여러분
기다림의 시간 대림절을 마치고 우리는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태어나시고 거처를 정하시는 성탄 대축일을 맞이합니다. 성탄 대축일은 한 아기의 탄생을 기쁜 소식으로 선포합니다. 아기의 모습으로 태어나시는 분은 그 근원이 생명이시고 빛이신 말씀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생명과 빛의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자리를 잡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모든 이와 화해하고 용서를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외아들을 우리에게 보내시는 하늼께서 우리 모두를 축복하시어 기쁜 마음으로 성탄 축일을 경축하기를 기원합니다.
생명의 위협
아기의 모습으로 태어나시는 말씀은 생명 그리고 빛이라 했습니다. 빛은 어두움을 밝히고, 생명은 죽음을 극복하게 해줍니다. 하지만 생명 그리고 빛으로 태어나는 아기는 그 첫출발부터 생명의 위협에 직면합니다. 아기를 찾아 죽이려(마태 2,13)하는 음모도 만납니다. 아기를 출산할 방(루가 2,7)이 없을 정도로 세상은 말씀이신 아기의 탄생에 대해 냉정하고 무관심합니다.

지금 우리는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의 죽음의 문화와 반생명의 물결이 우리의 삶 깊숙이 스며들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생명을 경시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시키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생명을 사랑하지 아니하고, 생명을 이용하여 상업적인 이익을 노리는 천박한 물신주의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위협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들은 창조주 하느님께 대한 모욕입니다(생명의 복음 3항). 그 결과 살아있는 모든 생명이 멸망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생명 그리고 빛이신 말씀
위기에 처해있는 생명을 살리고 죽어가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생명이시고 빛이신 말씀에게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분께서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생명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분은 우리가 생명을 얻고 더 얻어 풍성하게 되고(요한 10,10), 영원한 생명을 얻어(요한 17,2) 죽더라도 살게(요한 11,25) 하시려고 생명과 빛으로 우리 가운데 태어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생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람이 되셨고,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의 궁극 목표입니다.
생명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입니다. 생명은 하느님의 선물이며, 그 분의 모상이고, 각인입니다(생명의 보음 39항). <사람의 생사를 쥐고 계시며>(1사무 2,6), 죽이는 것도 나요, 살리는 것도 나다(신명 32,39)라고 말씀하실 수 있는 분은 오로지 하느님뿐이십니다. 생명 그리고 빛이신 말씀을 통해 우리는 그분에게 속하는 자녀가 되고 그분의 영원한 생명이 우리에게 넘어오십니다. 이로써 우리 안에 영원한 생명이 시작됩니다. 아기의 모습으로 탄생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태초부터 말씀이십니다. 그 말씀은 생명 자체이십니다. 우주의 모든 만물은 생명 자체이신 말씀으로 말미암아 생겨났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생명 자체이신 말씀은 또한 빛이십니다. 빛은 어두움을 밝히는 것을 본질로 합니다. 하지만 어두움은 빛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합니다. 그래서 세상은 생명 그리고 빛이신 말씀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생명 그리고 빛이신 말씀을 알아보지 못한 결과는 어두움이고 죽음입니다.
생명에 대한 책임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계시고, 하느님께서 사랑이심을 고백한다면 우리는 이웃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 신앙인들에게 낮선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 이상 이방인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은 언제나 우리의 이웃이고, 우리에게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입니다. 이웃은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고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한계가 없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이웃을 하느님에게 맞기는 것입니다.
일생을 하느님의 생명으로 살기 위해 일년에 한번 구유 앞에 무릎을 꿇고 성탄의 밤이 주는 매력에 사로잡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습니다. 우리의 삶 전체에 걸쳐 매일 하느님과 끊임없이 교류하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전해주신 말씀을 듣고 따라가야 합니다. 온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생명의 복음을 선포하는 사명을 충실하게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께서는 죽음을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살라고 만드셨습니다. 생명은 오직 하느님에게만 속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생명을 공격하고 훼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어떤 의미로는 하느님 자신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특히 생명을 보호하고 사랑하며, 생명을 위해 봉사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신앙인들에게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라는 임무를 맡기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맡기신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것을 다짐하고 생명 문화의 걸설에 앞장설 것을 다짐합니다.
오늘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탄생하시는 생명이시고 빛이신 말씀께서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축복을 내리시기를 기원합니다. 그 말씀께서 우리 모두를 당신 품안에 안으시고 우리의 고단한 삶을 위로해 주시고, 생명의 하느님께서는 저희에게 새로운 한 해를 살아갈 수 있도록 허락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를 당신의 영원한 생명에 동참하도록 초대하십니다.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낮은 곳으로 임하시는 아기 예수께서 우리 모두에게 큰 축복을 내리시기를 빕니다. 교구민 여러분들께서도 아기 예수의 축복과 함께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3년 성탄 대축일에
교구장 안명옥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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