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사목
2023.03.30 09:55

화요일의 특별한 만남

조회 수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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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작은자매관상선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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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셔요?”
10여 명의 (대부분이) 젊은 여성분들이 두 줄 지어 집회실에 들어오시며 그중 몇몇 분이 밝게 저희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네, 어서들 오셔요!”라고 여러 해 동안 함께 봉사하고 계신 윤 글라라 씨와 저는 반가이 그분들을 맞이합니다. (여러 해 동안 함께하다 보니 그분들이 언니, 동생 같기도 하고 조카 같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1주일에 1시간 주어지는 집회는 시작이 됩니다.


격주로 미사가 있는데, 그런 날이면 대부분이 신자분이 아니시기에 아직 익숙지 않은 미사 예절을 따라가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다가 신부님께서 강론 말씀하실 때는 귀를 쫑긋해서 말씀을 듣습니다. 그분들의 표현에 의하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씀’이라고 좋아 합니다. 미사가 없는 주에는 그분들의 원함에 따라 기타를 치면서 유행가를 불러보기도 하고, 성가를 배워보기도 합니다. 어떤 날에는 성경 이야기를 풀이해 이야기도 하고, 종이접기나 게임을 하기도 하면서 다소 경직될 수밖에 없는 그곳 생활에서 잠시나마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합니다. 그분들은 이런 시간의 느낌을 “집회 시간 동안은 소(교도소를 줄여서)에 있다는 생각을 잊게 돼요, 웃고 떠들고 하면서….”라고 표현합니다.


집회가 끝나면 개인 접견을 원하는 분들과 접견하는데 모두가 함께하는 집회 시간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만나서 자신의 사정 이야기를 터놓는 개인 만남도 소중한 시간입니다. 그분들의 살아온 삶의 고단했던 여정, 잘못된 선택에 대해 후회하고 뉘우치는 마음을 들을 때면 마치 제가 고해소에 앉아 있는 듯 마음이 숙연해지고 내가 그런 상황에 있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분들에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위한 희망을 스스로 불러일으키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준비로 공부나, 자격증을 준비하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그러는 중에 하느님께 마음을 여는 몇 분은 세례를 받았고, 지금도 한 분이 교리를 받고 있습니다.


이분들 대부분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있다고 하여도 수용된 이 상태를 받아들이지 못해 가족들에게서 외면당한 채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그러기에 소에서 생활하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물품 구매를 위한 영치금을 지원하거나, 가끔 진료를 위해 병원비 지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작은 도움을 통해서 이분들이 상처받고 또 상처를 준 세상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교정 후원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주시는 도움은 소에 계신 분들에게 다시 용기를 내어보시라는 응원이 되기도 하고, 나아가서는 그들을 돌보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보여 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부탁 말씀을 드린다면 출소자분들에게 선입견을 품고 대하지 않았으면 고맙겠습니다. 이분들은 이 생활을 한 사실을 평생 마음 졸이며 숨겨야 할 십자가로 안고 살아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어느 교도소를 방문하셨을 때 수용자분들에게 하셨다는 말씀으로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여러분들은 보이는 죄를 지어서 여기에 계시고, 저는 다만 보이지 않는 죄를 지으며 밖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교정사목 후원계좌 안내


◦마산·창원·거제지구 교정사목후원
▶계좌: 하나 160-890023-35604/ 농협 849-01-309873/ 경남 593-07-0021495
◦진주지구 교정사목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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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마산교구천주교회유지재단
▶문의: 교정사목 사무실 055·249·7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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