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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변종원 요셉 신부/ 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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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신학은 ‘내 삶 안에서 존재하시는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알아가면서, 그분을 어떻게 체험할 수 있는지를 묻고 답하며, 자신을 성찰하는 여정旅程’이라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이 여정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길잡이는 무엇이 있을까요? 여러 길잡이 중 중요한 하나는 바로 “성경聖經”입니다. 성경은 그래서 ‘신학과 신앙의 교과서이자 안내서이지만, 무엇보다도 하느님 백성의 책’입니다. 이런 성경을 여러분은 어떻게 간직하고 계시나요?


어떤 주교님께서는 성경을 대하는 우리의 안타까운 모습을 이렇게 꼬집어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먼지가 많이 쌓인 책이 무엇인 줄 아십니까? 바로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입니다.” 


여러분에게 성경은 무엇(의미)인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성경은 책의 형태로 우리 곁에 있지만, 분명한 것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며, 소설책은 더더욱 아닙니다. 성경 속에는 말씀하시는 하느님 자신에 관해 그리고 당신의 우리 인간에 대한 구원 계획에 관해 쓰여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구약)성경에서 세상을 창조하시며 보존하시는 하느님,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하시고 부르시는 여정 속에서 당신의 능력과 지혜를 드러내시는 하느님, 성조들과 예언자들의 입으로 당신 말씀의 진리를 전달하는 하느님 등등 때로는 무섭고, 때로는 다정하신 정말이지 참 다양한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약)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인 복음 선포를 통해 말씀하시고, 당신의 구원 의지와 영원한 생명으로 초대하시는 하느님을 우리는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신화적인 서술에서부터, 역사, 율법, 시, 예언, 묵시록, 복음, 편지 등등 왜 이런 다양한 장으로 기록되었을까? 단지 시대의 문학적인 형식에 불과할까, 아니면 어떤 다른 의도가 있을까? 예를 들어 시편은 하느님을 찬미 찬양하면서 왜 시詩라는 장르를 사용했을까? 


시편 저자는 하느님을 체험하면서 인간 자신의 감정을 결코 간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하느님 당신 말씀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초월성) 영원히 존재하지만(영원성) 자신의 자유로운 의지로 우리 인간의 언어로 말씀하셨기 때문에, 우리 인간은 그 말씀을 들음으로써 다양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아무리 다양한 모습으로 체험될 수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체험하는 하느님은 동일한 한 분이신 하느님입니다. 그분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탈출 3,6)이시며, 또한 성부와 성자와 성령으로서 존재하시나 동일한 한 분이십니다. 그래서 성경은 다양한 장르를 통해 우리가 다양한 모습의 하느님과 그분이 당신의 백성들에게 하신 말씀을 만나게 해 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 교회는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하느님의 뜻을 이해하기 위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물론 성경 속 말씀 하나하나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전하시는 말씀이기에 그 자체로 성경을 읽는 사람은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성경 안에서 인간의 방식으로 인간에게 말씀하셨기에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면 성경 저자들이 정말로 뜻하고자 한 것이 무엇이며, 하느님께서 그들의 말을 통하여 나타내고자 하신 것이 무엇인지를 함께 주의 깊게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09항」 참고)


그래야 지금 여기 우리의 성경은 살아 계신 하느님을 만나게 해주는 자리이자, 성경을 읽고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간직하게 해주는 중요한 만남의 자리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성경에 적힌 내용만이 아니라, 그 내용에 담긴 하느님의 메시지를 읽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 성경의 한두 구절을 읽읍시다. … 성경을 펼쳐 놓읍시다. … 매일 성경에서 영감을 얻읍시다. 큰 사랑으로 우리 삶을 넓은 곳으로 인도하시는 하느님께서 우리 가까이에 계신다는 것을 발견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2020년 1월 26일 하느님 말씀 주일 강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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