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사목
2023.06.29 10:32

너무나 특별한 임마누엘 성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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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란 제노베파(월남동본당)

230702 교정사목후원회 백그라운드 이미지(홈피용).jpg

 

교정 시설 안에 있는 임마누엘 성가대 연습을 한 번만 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첫 발걸음을 디뎠습니다. 그 한 번만 이라고 했던 것이 어언 26년의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첫날 그곳을 향하여 걸어간 흐드러지게 핀 너무나 아름다웠던 벚꽃길을 이렇게 긴 세월 걷게 될 줄 몰랐습니다. 


처음 그곳에 들어갔을 때 누군가가 뒷머리를 탁 때릴 것 같은 싸늘한 느낌을 받아 두려웠던 적도 있었지만, 그들도 저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임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매주 화요일을 기다리고 있는 맑은 눈망울의 그들은 어린아이처럼 시키는 대로 입을 크게 벌리고 소리 높여 성가를 따라 불렀습니다. 성가에 얽혀있는 하느님 말씀을 풀어 설명해 줄 때면 호기심 어린 모습으로 귀담아듣곤 하던 그들의 모습은 밖의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맑고 순수했습니다. 그들은 거의 악보를 볼 줄 모르기 때문에 먼저 불러주면 금방 잘 따라 부릅니다. 새롭게 성가대에 참여하는 사람들 거의가 세례를 받지 않은 미신자들입니다. 그들은 성가가 어떤 것인지 잘 모르지만 그곳 회장의 권유로, 또는 목요 미사 때 성가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호기심으로 오게 된 이들이 많습니다. 호기심으로 왔다가 성가의 매력에 빠져 성가를 좋아하게 되고 성가를 부르니 스트레스도 풀리며 그나마 삶의 활력소가 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성가대에 들어오면 미신자인 그들은 거의 모두가 교리반 등록을 하고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고자 노력합니다. 성가가 그들에게 한 알의 밀알이 되는 경우이지요. 그리고 성가대에 있는 이가 세례를 받게 되면 자기들끼리 기뻐하며 축가를 불러 주어야 한다고 저에게 부탁을 하기도 하며 성가단원이 세례 받는 그날은 축제일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성가대를 운영하는 것은 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저를 도와 반주를 해주었고, 지금도 봉사해 주시는 반주 봉사자 자매님들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던 많은 후원자님들의 덕분입니다. 


요즘에는 냉난방 시설이 어느 정도 되어 있어서 그런대로 견딜만하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시설들이 잘 되어 있지 않아 봉사하는 저희들도 겨울에는 두껍게 옷을 입고 들어가도 추위에 떨었고, 한 여름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어하기도 했습니다. 추운 겨울이면 단원들이 내의도 없이 떨면서 보낸다는 소리를 듣고 관심 있는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매번 내의를 사서 성가대 단원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또 사랑이 많은 지인이 간식비를 보내 주어 피자와 빵 등 간식을 풍족하게 공급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도움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길 잃은 양 한 마리도 애타는 마음으로 찾아 나서시고 마침내 양을 찾았을 때 너무나 기뻐하십니다(루카 15,1-7 참조). 그분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가 생명의 삶을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그러므로 후원회 한 분 한 분의 희생과 사랑은 차가운 그곳에 하느님 사랑의 따뜻한 온기를 전달하여 새 삶, 생명의 삶으로 나아가게 하는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 화요일, 목요일은 다른 일이나 볼일 등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하루 종일 그곳에 매이지만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마태 25,36) 하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오늘도 바쁜 시간 내어 임마누엘 성가대를 향하여 달려갑니다.

 

■ 교정사목 후원계좌 안내


◦마산·창원·거제지구 교정사목후원
▶계좌: 하나 160-890023-35604/ 농협 849-01-309873/ 경남 593-07-0021495
◦진주지구 교정사목후원
▶계좌: 하나 160-890025-22604/ 농협 301-0041-1371-31 우체국 613448-01-001528


●예금주: 마산교구천주교회유지재단
▶문의: 교정사목 사무실 055·249·7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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