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영성
2021.05.06 15:08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

조회 수 263
Extra Form
저자 박재찬 안셀모 신부/ 분도 명상의 집

| 오늘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길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

 

우리가 진정 우리 내면과 우리 주변의 사람들 사이에서 평화롭게 지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지 못하고 이웃의 말에 쉽게 상처를 받거나 불안하고 초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님께서 평화를 주신다고 했는데 그 평화는 과연 어디에 있나요?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 14,27) 가정 안에서, 본당 안에서, 직장 안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은데, 그리고 세상에 평화를 건설하기 위해 정의를 실천하고 싶은데, 모순투성이인 세상과 오해와 갈등으로 갈라진 형제자매들을 보면서 “주님께서 주신다는 평화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 또 어떻게 그것을 이루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세상이 주는 평화와 다른 주님께서 주신 평화는 무엇이며, 그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해 답을 찾는 데 있어, 바로 이어지는 구절의 ‘너희 마음’이 그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산란해지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 그런 마음은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이루기 위한 기초가 아닐까? 사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외부로 오는 힘든 사건들이나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말에 쉽게 흔들리거나 분노를 표현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리곤 한다. 어떤 이는 쉽게 다시 내적인 평화를 찾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오랫동안 그 사람이나 그 일에 묶여 평화를 잃은 채 지내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자존감이 낮거나 열등의식이 강한 사람들은 더욱 자신과 다른 이의 평화를 어지럽히기 일쑤다.


우리가 주님께서 주시고자 하는 평화가 무엇인지 깨닫고 그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내적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 침묵과 고독, 명상과 기도를 통해 우리 마음이 하느님 안에 깊이 머물며 그분을 향한 믿음으로 뿌리가 내려져 있을 때, 외부로부터 영향을 덜 받게 된다. 토마스 머튼 신부는 “우리가 우리 자신 안에서 평화를 누릴 수 없기에 다른 사람과의 평화 안에 있지 못한다. 그리고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평화 안에 있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자신과 함께 평화 안에 있지 못한다”라고 말한다.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성당에 다닌다고 고백하지만 실상 하느님 안에 있지 못하기 때문에 진정한 내적 평화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가 외부로부터 다가오는 여러 가지 시련들과 내면으로부터 다가오는 다양한 유혹들 앞에서 마음이 흩어지지 않도록 기도와 명상, 인내와 절제를 통해 정화와 비움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의탁하며 굳은 믿음을 가지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내 안에 사시는데 무엇이 걱정인가!   


두 번째로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과 평화 가운데 있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주님께 ‘예’라고 대답을 해야 한다. 하느님의 뜻보다는 자신의 뜻이나 자신의 것에 집착하고 있을 때 우리는 쉽게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우리의 이성으로 다 헤아릴 수 없는 주님의 크신 뜻에 믿음으로 ‘예’라고 순종하며 우리 마음이 그분과 하나 되어 갈 때,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 안에 주시고자 하는 참된 평화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다시 말해 내적 자아 안에서 우리가 하느님을 발견하고 영적으로 깨어날 때 우리 마음 안에 이미 주님께서 심어 놓으신 참된 평화를 발견하게 되고, 그 내적 평화는 사랑으로 충만해져 믿음과 신뢰, 기다림과 인내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평화에로 흘러넘치게 되는 것이다. 주님 안에서의 내적인 평화 없이는 다른 사람과의 평화도, 세상의 평화도 없다.


모든 이들 안에 심어 놓으신 하느님의 사랑과 평화의 영이 깨어날 수 있도록 그리스도의 영께서는 우리 모두를 당신 평화 가운데 머물기를 초대하고 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모든 이들 가운데, 모든 곳에 머무시며 우리와 함께하신다. 그리고 마음이 산란하고 두려움에 싸인 우리에게 다가오셔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말씀하시며 우리를 평화의 길로 인도하고자 하신다. 성령의 인도에 ‘예’라고 대답하며 욕심과 이기심으로 어지러워진 마음을 주님께 있는 그대로 봉헌하며, 미운 사람을 용서하고 받아들여 마음의 평화 가운데 살아갈 수 있도록 주님의 자비를 청하도록 하자.

 

210509 3면 백그라운드(홈피용).jpg


  1.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

    Date2021.05.06 Category현대 영성 Views263 file
    Read More
  2. 교회의 창문을 다시 열며!- 그리스도교는 관계이며, 배려이며, 기쁨입니다!

    Date2021.04.29 Category세계교회 Views344 file
    Read More
  3. 더 좋은 가정생활

    Date2021.04.29 Category한 말씀 Views185 file
    Read More
  4. 같은 동물끼리 이러기냐

    Date2021.04.22 Category렛잇고 문화 렛잇비 신앙 Views263 file
    Read More
  5. 사랑에로의 부르심: 모든 그리스도인이 응답해야 하는 삶

    Date2021.04.22 Category현대 영성 Views213 file
    Read More
  6. 용서 2: 부정적인 감정 하느님께 말씀드리기

    Date2021.04.08 Category현대 영성 Views293 file
    Read More
  7.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삶

    Date2021.04.08 Category한 말씀 Views143 file
    Read More
  8. “세상을 치유하기 위해”: 코로나 대유행의 극복을 위한 교황님의 교리서

    Date2021.04.01 Category세계교회 Views951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34 Next
/ 34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