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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그리스도의 성혈 흠숭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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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맞은 설날은 새해의 첫날을 기념하는 명절이다(음력). 전 세계의 공식적인 새해 첫날은 그레고리력(양력)을 표준으로 해서 양력 1월 1일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전례력으로 새해를 대림 1주로 맞는다. 우리나라는 양력과 음력 1월 1일 모두 법정공휴일이다. 양력 달력상 명칭으로는 1월 1일을 ‘신정’이라 하고, 음력 명칭은 ‘설날’이라고 부른다. 설이라는 의미는 일반적으로 새해 첫날에 일 년 동안 아무 일 없이 무탈하게 지내길 기원하는 마음과 해를 뜻하여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날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896년부터 그레고리력 사용을 시작해 양력 1월 1일을 공식적인 새해 첫날로 지내면서 우리 민족은 음력 1월 1일 즉, 정월 초하루를 설날이라 하여 명절로 지켜왔다. 1910년 이후에 음력 설날을 없애려 공권력까지 동원하며 신정을 강요했다. 광복 이후 이승만, 박정희 정권 동안에 ‘이중과세(신정과 구정을 쇠는 것)’ 방지를 명분 삼아 구정을 지내는 것을 정책적으로 억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구정을 설날로 인식해 1985년에 음력설을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공휴일로 지정했고, 1989년부터 민속의 날을 ‘설날’로 이름을 바꾸고 설날을 3일 연휴(음력 12월 30일부터 음력 1월 2일까지)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국 사회는 음력 1월 1일 음력설을 전통적 명절로 간주하면서도 묵은 해를 보내고 맞는 한 해의 첫날로 새해 첫날의 의미는 양력 1월 1일 양력설이 더 강하다.


어렸을 때 설날의 추억은 설빔과 세뱃돈이다. 엄마는 우리들에게 설날에 입을 설빔이라 부르는 새 옷을 항상 사 주셨다. 설날에 ‘설빔’으로 갈아입고, ‘세배’하였다. 어른들에게 돌아가며 세배를 드리면 언제나 세뱃돈과 함께 ‘덕담德談’을 해 주셨다. 세배드리기 위해 친척집과 이웃집에 간 것인지, 세뱃돈을 받기 위해서인지 명확한 구분이 애매했어도 늘 기대에 찬 마음으로 어른들께 세배드리러 간 기억도 새록새록 하다. 살얼음 동동 뜬 식혜, 쌀이나 고구마를 우려내어 하루 꼬박 저으면서 고와 주셨던 엿, 들기름을 듬뿍 발라 구운 김, 푸짐한 음식들, 방앗간에서 오래 기다린 끝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래떡을 먹었던 행복한 기억이 난다. 


가족과 일가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음식 만들고 정 나누던 일도 이제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명절문화도 간소화되고 함께 만나 정을 나누고 보듬고 하는 정서도 점차 희석되어 가고 있다. 오늘날 시대 풍속도는 농경사회의 시간개념에서 설날에 온라인으로 제사를 지내고 새해 인사를 전하는 상황에 익숙해졌다. 코로나 여파도 있겠지만 점점 개별화가 되어가는 현시대 정서의 영향이다. IT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 ‘명절 신풍속도’는 해외에 체류하는 사람들도 태블릿 PC를 통해 국내의 본가와 연결, 세배하거나 차례를 지낸다. 이제는 세뱃돈은 앱으로, 제사음식은 배달로 받을 수 있다. 세상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속의 날인 오늘, 건강한 정신과 육체로 새날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가족과 마음으로 함께하는 설 명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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