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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그리스도의 성혈 흠숭 수녀회

지난여름 자연재해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이 영·육간 필요한 치유의 은총 안에서 빨리 수해복구가 되어 조속히 일상을 회복할 수 있길 성령께 청하며 기도합니다.

 

무더운 여름이 가고 입추도 지났다. 우리는 흐르는 세월 속에서 다양한 이유로 크고 작은 아픔을 겪으며 인생무상을 배운다. 우리는 하느님의 지극히 크신 사랑을 거저 받고 하느님 자녀로 살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세례를 받아서 선택되었다거나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 아니며 우리가 선해서거나 인품을 갖춰서도 아닐 것이다. 그저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당신 생명을 불어넣어 주셨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녀로서 우리를 이 세상에서 부모로서 형제자매로서 자식으로, 벗으로 사랑의 친교를 나누며 살게 하셨다.


우리는 생명을 누리면서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다. 우리 삶의 여정은 나도 부모도 형제자매도 친구도 자식도 언젠가는 사랑하는 이들과 헤어진다. 생기 있던 한 인간이 너무도 힘없이 한 줌의 흙이 되어 떠나고 나를 스쳐갈 모두는 결국 허무하게 사라질 것이다. 나와 함께했던 이들은 어디로 간 걸까? 인간이라면 누구나 숙명적으로 이 같은 죽음을 맞닥뜨리고 마주할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죽음이 찾아올 때에는 우리는 죽음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죽음의 두려움도 사라질 것이다. 살아있을 땐 죽음이 없었고, 죽었을 땐 우리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일상 중에 가족과 친구들의 죽음을 맞이하는 상실의 고통스러움을 겪지만 죽음의 고통을 겪고 죽어간 당사자인 본인은 종말을 맞으며, 죽음 그 자체로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기억 속에 남는 것은 내가 사랑하던 이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랐으며 그 크신 사랑과 말씀 안에서 살았다는 기억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죽음은 피할 수 없고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우리에게 영향을 크게 주고 성큼 다가온다. 우리는 삶의 일부인 죽음을 자주 언급하면서도 내가 겪는 소박한 일상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는지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누리는 나의 일상이 얼마나 큰 기적으로 살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감사하며 기쁘게 사는지 살펴볼 것이다.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마시는 것, 내 스스로 원하는 곳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선택할 수 있는 그 모든 것들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거저 주신 생명의 기적을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갖는 하늘나라의 열쇠는 무엇인가? 우리에게 주신 이 생명을 기쁘게 살아가는 것,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말씀에 따라 살고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신 열쇠를 합당히 쓰는 지혜라 여긴다.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깨닫는 것이야말로 땅에 있는 우리에게 하늘이 열리게 되는 은총이며 복이다. 땅은 하늘을 설명하는 말씀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열쇠는 땅에 있다. 일상의 모든 상황을 하느님의 뜻에 맡기고 받아들이면(풀면) 비록 우리가 땅에 살지라도 우리 모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라 믿는다. 

 

230827 성혈흠숭수녀회 백그라운드(홈피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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