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뇌’와 ‘데레사 효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왜관 베네딕도 수도원에서 발행한 계간지(2020. 겨울)에 한 과학 저널리스트가 이에 관해 쓴 글이 있어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거울 뇌’는 따라 하기와 흉내 내기의 천재인 원숭이를 연구하는 이탈리아 과학자들에 의해 명명된 것으로 우리 뇌에는 아주 뛰어난 성능의 거울이 있는데, 눈을 통해 들어온 시각 정보가 뇌 안의 거울과 만나게 되면 뇌는 그 행동을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처럼 착각하게 된답니다. 거울의 성능이 너무나 뛰어나서 똑같이 비추기 때문이지요. 어린아이들이 언어를 습득하거나 예의범절을 배우는 것, 소설이나 영화를 보며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는 것 등이 이 ‘거울 뇌 시스템’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데레사 효과’는 미국 하버드대학 의과대학에서 수십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침 안의 면역물질의 양을 측정한 후, 인도의 성녀 마더 데레사 수녀님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여준 다음 침 안의 면역물질의 양을 측정했는데, 그전의 양보다 50% 이상 크게 늘었답니다. 이 현상을 하버드대 과학자들이 ‘데레사 효과’라고 이름 지은 것인데, 이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는 그 근거가 바로 우리 뇌 속에 있는 ‘거울 뇌 시스템’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착한 행위를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뇌는 마치 자신이 그 행위를 한 것처럼 받아들여 뿌듯함과 기쁨을 느끼게 되고 덩달아 면역력까지 향상되는 것을 말하는 거지요.
다른 사람의 착한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것이 사람의 정신적인 것은 물론 신체의 면역체계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직접 착한 행위를 했을 때 그 영향력은 얼마나 크고 오래 지속될 것인지… 그렇다면, 아무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죄인들과 똑같이 십자가에 달리셨고, 자신을 못 박은 이들을 용서해 달라고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시며 돌아가신 분께서 다시 살아나신 그분의 부활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반대의 일도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다른 사람의 나쁜 행동을 보게 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빠지고 우울해지며 이것이 곧바로 면역력까지 떨어지게 한다는 것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일상에서 매일 경험되는 매우 익숙한 일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며, 그분의 말씀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 살아가려는 우리 그리스도인들, 특히 가난하신 예수님을 닮아 가난하신 예수님과 함께 가난하게 살고자 가난, 순명, 정결, 정주, 수도승답게 살아가고자 하는 서원을 한 모든 축성 생활자들의 삶은 이 ‘거울 뇌’와 ‘데레사 효과’의 관계를 가장 잘 드러내는 명백한 증거가 아닐런지요?
그래서 “주님,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루카 2,30)라고 아기 예수님을 두 팔에 받아 안고 하느님을 찬미한 시메온의 기도가 바로 우리의 기도가 아니겠는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