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 떠나는 성지순례
2023.06.29 10:26

허유고개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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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민창홍 요한 시인

230702 7월2일 시와함께성지순례(홈피용).jpg

 

머리가 없어 
머리가 없어


해소기침 잦아들지 않는 할머니
머리 끄덕이다 손짓하며 자신을 업으란다


주님을 부르다가 주님을 부르다가
가혹한 매질에 혼절하고
물 한 동이 덮어쓰고


또다시 주님을 부르다가
숨이 멎고 목이 잘려
머리는 천상에 가고


밤은 깊어 허유고개 비탈길
허물어진 봉분 숨죽이더니


기침 소리 고개 언저리마다
성령으로 인도된 할머니
병인년을 증거하고


몸체는 사봉면 무촌리에 묻혀
무두묘 되었네
허유고개 전설 되었네


시들어가는 숨소리로 찾아낸
순교자 정찬문 안토니오
허유고개 양지바른 곳에서
주님 영광 드러내는 빛이 되었네

 

230702 7월2일 시와함께성지순례-2(홈피용).jpg

 

정찬문 안토니오 순교성지는 진주시 사봉면 무촌리 987에 있다. 양반 가문의 외아들로 태어난 순교자는 결혼 후 부인의 권면으로 입교한 후 1866년 병인박해 때 체포되어 문중의 박해와 관아의 가혹한 문초에도 배교하지 않고 순교하였다. 친척들이 관아에 가서 시신을 요구하자 머리는 남겨두고 몸체만 넘겨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머리가 없는 무덤, 무두묘로 전해졌다. 1948년 문산성당에서는 순교자 무덤을 찾아 나섰지만 찾을 길이 없었다. 이때 마을의 85세 할머니가 자신을 업으라고 하더니 허유고개 비탈길에 허물어진 무덤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순교자는 그 후 현재의 위치로 이장하고 비석을 세웠으며 2014년 8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의해 시복되어 복자품에 올랐다.

 

민창홍 요한 시인(시,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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