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담화

2024년 교구장 서리 성탄담화문

posted Dec 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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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 -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마태 1,23)

 

 

 성탄 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어 오셨음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평화를 주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그 평화를 깨닫기 위해 교회는 성탄 축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살아계신 예수님을 만나고 그분께서 주시는 평화를 느끼는 성탄절이 되어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기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낮은 모습입니다. 낮추는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계십니다. 세상은 늘 위로 올라가라고 합니다. 경쟁으로 내몰며 높아지라 외칩 니다. 하지만 올라간다고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이 채워지는 것도 아닙니다. 낮춰야만 높아질 수 있는 하늘나라 신비를 금년 성탄절엔 묵상해야겠습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예수님 탄생을 알리자 성모님께서는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반문하셨습니다.(루카 1,34) 하지만 주님께는 불가능이 없다는 말을 듣자 즉시 받아들이십니다.(루카 1,38) 요셉 성인도 마리아의 잉태를 알게 되자 조용히 돌아서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천사의 발현으로 마음을 바꿉니다.

 이후 두 분은 성전에서 아기를 봉헌합니다.(루카 2,22) 그때 예수님에 대한 예언을 듣습니다. 많은 이를 쓰러지게도 하고 일으키기도 한다는 말씀입니다. 동방박사 방문 뒤에는 아기와 함께 이집트로 피신하라는 메시지를 받습니다.(마태 2,13) 이렇듯 성가정 의 출발에는 깊은 순명과 희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명과 희생이 그분들을 낮은 삶으로 인도하였습니다.

 

 그리스도교는 십자가의 종교입니다. 그리고 십자가는 고통이며 억울함입니다. 고통스럽지 않고 억울하지 않으면 십자가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려면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행동이 십자가를 지는 것인지요? 고통과 억울함을 인정 하는 행위입니다. 주님께서 주신 것으로 여기며 받아들이는 모습입니다. 그때 십자가를 지는 것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셨기에 부활하셨습니다. 우리도 십자가에서 죽어야 부활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에서 죽는 행위 - 고통과 억울함 주신 것에 감사드리는 모습입니다. 쉽지 않습니다. 은총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기도 없이는 시작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십자가를 주신 것에 감사하다 보면 고통과 억울함 속에 숨어있는 하늘의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쪽으로 흘러가는 삶의 반전도 만나게 됩니다. 부활 의 은총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활은 한 번만 겪는 사건이 아닙니다. 수없이 부딪치는 만남이며 사건입니다. 우연은 없습니다. 우연인 듯 느껴져도 모두가 필연입니다. 부활을 체험해 보라고 주님께서 개입하시는 사건이며 만남입니다.

 

 어느 때보다 희망의 빛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사회의 많은 영역에 짙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금년 성탄절엔 희망의 은총을 새롭게 청해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구원자로 오셨습니다. 지배자 모습은 아닙니다. 그러기에 자신을 비우셨고 낮은 모습을 취하셨습니다.(필리 2,7) 그분의 낮은 모습 - 2025년을 이끌어갈 이 땅의 지도자들이 깊이 묵상해야 할 주제입니다.

 

 성모님께서는 따뜻한 눈빛으로 아기 예수님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우리도 구유로 나아가 금년 한 해 주신 은총에 감사드립시다. 새해에도 밝은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청합시다. 모든 가정에 축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2024년 많은 어려움 있었 지만 사회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오셨습니다. 구유에 계신 아기 예수님께 또 한 해를 살아갈 힘을 청합시다. 하늘나라의 힘과 에너지를 은총으로 주실 것입니다.

 

 

 

 

 

2024년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에

교구장 서리 신은근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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