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담화

1974년 부활 대축일 담화문

posted Apr 0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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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부활 대축일 담화문

復活 멧세지


「하느님께서 들어주실 만한 때는 바로 지금이요,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꼬후 6,2)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이 즐거운 부활절을 맞아 바오로 사도의 이 말씀을 생각해보며 부활신비를 묵상해 봅시다. 화해의 성년을 맞은 모든 신도들은 제 나름대로의 내적 쇄신을 위한 희생과 봉사를 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언제는 그렇지 않겠습니까마는 현대는 더욱 내적 쇄신이 요구되는 시기라 생각됩니다. 5년여에 걸쳐 교회가 이룩한 공의회의 업적은 바로 내적 쇄신을 통해 우리가 봉사해야 할 사회로의 개방인 것입니다.
우리는 초세기에 와전한 공동체의 시기와 박해시대의 빛난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세월이 감에 따라 교회의 본 모습에서 멀어져간 사실도 묵과할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특별히 개인주의와 국가 내지 민족주의 영향으로 신앙의 공동체는 뼈대만 남고, 차츰 속이 비게 되지는 않았는지도 반성해봐야겠습니다.
말하자면 종(縱)적인 조직은 있되 횡(橫)적인 조직은 없고, 조직은 있되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기능은 허약했다고 생각됩니다.
비록 교회는 그 신적 기원으로 거룩하지만 『죄인들을 품고 있으므로 이를 정화하기 위해 끊임없는 회개와 쇄신을 계속』해야 하는 것입니다. (교회헌장 8)
이러한 시기에 교회는 다행하게도 성신의 인도로 시대가 요구하는 공의회를 개최한 것입니다. 이 공의회야말로 『한 사람에게서 온 인류를 창조하시어 온 세상에 살도록』하셨으니 (사도 17,26) 인류는 한 형제이며, 하느님의 백성은 공동체로서 불렸다는 사실을 재천명한, 일치의 공의회요 공동체의 공의회인 것입니다.
이는 바로 개개인이, 국가와 국가, 사상과 사사와, 가진 자와 못자진 자가 서로 화해하여 『모든 이가 하나가 되게』(요한 17,22) 기도하신 그리스도와 같이 하느님과의 최종적인 화해를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제는 남의 일이 더 이상 남의 일일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예로서 중동전(中東戰)으로 우리는 앉아서 큰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까?
누구도 이제는 고립되어 살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구원될 수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너 없이, 우리는 너희 없이, 행복도 구원도 없다는 강한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되는 여기에, 바로 성년의 진의가 있고, 핵심이 있고,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회개가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록 개개인의 회개는 언제나 있어 왔다 하더라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회개가 절실히 요망된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요즈음의 세계는 상호 긴밀한 연결 속에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목적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하느님도 (사목헌장 24) 인류의 공동선도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오히려 저들은 강력한 조직과 문명의 이기를 동원하여 하느님 없는 세계, 신이 죽어버린 유토피아를 부르짖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강한 무신론적 공동체나, 물질만이 우리를 구원한다는 물질 만능의 공동체적, 인간을 기계화하는 과학 만능의 공동체를 『참된 평화를 찾아 회심』(사목헌장 77)하도록 해야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겠습니까?
세상을 밝히고 부패를 막아야 할 소금은 누구여야 하겠습니까?
이제 순 개인적이요, 수동적인 신앙의 시대는 지나갔고 또 지양되어야 하겠습니다.
현대가 요구하는 참다운 신앙인이라면 롬바르디 신부가 말한 것 같이 “자신은 세계안에 산재하는 무수한 형제중의 한 사람” 자각하는 회심이 있어야 할 줄 압니다.
이렇게 우리 각자가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류의 세포 하나 하나가 그리스도를 향해 성장하고 생동하도록 이바지 해야할 것입니다. 이러한 자각과 책임을 느낄때, 비로소 우리의 부활이 이루어 진다고 봅니다. 이렇게 되었을 때야말로 『하느님께서 우리의 소망을 들어주실 만한 때요,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이라고 외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부활의 축복을 보내 드립니다.


천주교 마산교구 교구장
주교 장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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