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담화

1981년 성탄 대축일 담화문-성탄절 메시지

posted May 0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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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성탄 대축일 담화문

「성탄절 메시지」


1981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러 왔습니다. 모든 백성들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입니다. 오늘밤, 당신들의 구세주께서 다윗의 고을에 나셨습니다. 그분은 바로 주님이신 그리스도입니다.」(루가 2,10-11)
구세주 그리스도의 성탄축일을 맞이하여 강생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신자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그리고 우리 겨레와 모든 민족들에게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구세주 성탄의 기쁨은 이 세상 모든 인류를 위한 것입니다.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 가장 강열하게 결정적으로 드러난 사건이 바로 하느님이 인간이 되신 이 강생의 신비입니다. 하느님의 최대의 관심은 바로 당신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입니다. 그 때문에 하느님 스스로는 부유하신 분이시지만 인간을 위하여, 인간에게 당신의 부유한 생명을 풍성히 주기 위하여 우리와 같은 비천한 몸으로 탄생해 오셨습니다. 그야말로 인간을 위해서 가난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인간을 사랑하기 위해서 인간으로 오셨기에 죄 많고 혼란한 이 세상에 대해 어떤 적의나 진노도 보이지 않으시고, 계층이나 신분의 구분없이 모든 인간을 사랑하시는 일에만 전념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가난하고 헐벗은 자를 당신과 같은 존재처럼 여기셨습니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인간 사랑을 위한 길이라면 어떤 비천함고 어떤 악평이나, 소문도, 심지어 죽음조차도 두려워 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가난하고 초라한 탄생에서 비롯하여 죄인들과 어울리고 모든이가 손가락질하는 창녀들과 사귀는 것 등, 조그마한 위신이나 체면까지도 깡그리 손상시키면서까지 오로지 인간을 위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느님은 인생과는 별도로 존재하시는 분이 아니라, 인생 안에 스스로 들어오시어, 그 한부분이 되시고, 인생에 진정한 의미를 부여하신 것입니다.
교회는 오늘날 살아있는 지극히 거룩한 예수님의 몸입니다. 그 지체가 되는 우리들은 비록 죄인이지만 그 머리가 거룩하기 때문에 지극히 거룩한 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교회에 속하게 된 우리 신앙인들이 남들보다 결코 더 잘나서가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를 당신의 거룩한 머리와 연결되는 몸으로 간택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특별히 간택받은 우리 신앙인은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연결됨으로써 오늘 이 세상에 계속 구원과 평화를 갖다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인생과 별도로 계시는 분이 아니라 인생 안에 들어오시어 인생에 진정한 의미를 부여하신 것처럼 오늘 우리 교회도 오늘 이 시대의 인생들과는 유별난 모습으로 있을 것이 아니라 강생하신 그리스도처럼 그 안에 들어가서 한 부분이 되고, 그들 안에 참된 인생의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 신앙인들의 성탄 축제가 우리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의 연례행사로써, 아니면 하나의 별난 사람들끼리의 축제로써 비쳐지게 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우리 신앙인들의 성탄축제가 명실공히 가까운 우리 이웃들에게 있어서 하나의 기쁨이 될 수 있고, 빛이 될 수 있고, 희망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춥고 가난한 곳에, 고뇌하고 신음하는 곳에, 무시당하고 외면당하는 곳에 실제로 내려가는 우리 자신을 통해서 현실적으로 구세주를 탄생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 하시는 사업과 역사에 참여한다는 것은 이 미소한 인간들에게 너무 형언하기 어려운 정도의 축복입니다. 우리 모두 이 축복받은 대열에 서도록 해야겠습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이제 1981년 한 해도 다 저물었습니다. 금년 한 해는 우리 무도 이웃전교의 해를 맞아 이웃 전교를 위해 기도하며 노력해 왔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더 많은 우리 이웃들이 하느님을 믿게 되고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특별한 정성에 대해서 주님께서는 크게 기뻐하실 것입니다. 이제 다가오는 새해에도 보다 더 알차고 전진하는 해가 되도록 새로운 각오를 해야겠습니다.
다가오는 새해는 본당 공동체의 해입니다. 우리가 속한 각 본당 공동체가 그야말로 복음을 증거하고, 복음을 선포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발돋음해야 할 것입니다. 「큰 본당」보다도 「좋은 본당」이 되는 것이 소망이라는 어떤 신부님의 이야기는 새해에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공동의 소망을 한마디로 웅변해 주는 말인 것 같습니다. 주님을 모신 거룩한 본당, 언제나 마르지 않는 사랑의 보금자리로써 매력이 넘치는 본당, 영원한 희망의 등대와도 같은 본당으로 빛을 비출때 이것은 사회안에 하나의 감동적인 사건으로 부각될 것입니다. 이러한 공동의 소망을 가지고, 새해 새 발을 내딛게 되도록 주님의 사랑과 빛, 주님의 평화와 희망이 우리 모두의 마음을 가득히 채워주시기를 빕니다.


1981.12.25
천주교 마산교구장 장병화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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