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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황병석 파스칼 신부

나와 함께하는 하느님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세상 끝날 때까지 너희와 함께할 것이니, 복음을 전하라고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에 따라 복음을 전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으로 다가옴을 느낍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복음을 전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씀들을 합니다.


“성경 말씀을 잘 모르기 때문에” “말 주변이 없어서”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말씀들을 하십니다. 그러나 복음을 전하기 어렵다고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서는 얼마나 많은 말들을 잘 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의 옛날이야기인 “이야기 자루 이야기”(이현주, 『호랑이를 뒤집어라』 참고)에 빗대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자신의 삶을 이야기할 때 혼자 하지 않고 상대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인간은 이야기하는 이와 듣는 이로 나누어 함께함으로써 이야기가 살아 있게 되는 것입니다.


성경의 이야기는 “한 처음에”로 시작하여 “어서 오소서”로 끝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말씀 속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완성을 향해서 계속 성경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을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서 이야기는 멈추고 죽어가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듣고 자신에게서 멈추어 버린 사람,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전하는 것을 가로막는 사람은 복음을 죽이는 사람입니다. “만일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화가 미칠 것입니다.”(전 코린 9,16) 복음 말씀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자신 안에 가두어서 혼자만이 누리려고 하는 사람은 자신의 복음에만 집착하는 사람이고, 그것은 타인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결국은 자신을 죽이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들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야 합니다. 여기서 이야기는 더 풍성해지고 살아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복음, 기쁜 소식은 끊임없이 이야기되어야 하고 전해져야 하는 것입니다. 복음 말씀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물이 끊임없이 흘러야만 살아 있는 물이 되듯이… 복음 말씀도 끊임없이 흘러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야기는 하는 이와 듣는 이의 공생 관계 속에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듣는 이와 동시에 들려주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산은 물을 자신에게서 끊임없이 떠나보냄으로써 산도 살고 물도 사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말씀을 먼저 잘 들어야 하고, 전해 받은 이야기를 자신 안에 품어 나의 복음의 삶의 이야기로 전해 주어야 합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로마 10,17). 복음은 전해짐으로써 “어서 오소서”를 향해 우리는 나아가게 됩니다. 말씀 안에서 살아오신 여러분 개인의 신앙 삶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전해 주는 것만으로도 그 이야기 속에 하느님의 역사하심이 일어날 줄을 믿습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로마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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