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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재찬 안셀모 신부/ 분도 명상의 집

| 오늘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길

 

우리가 기도와 고행, 선행을 많이 해야만 은총을 받을까요?

 

“우리가 천국에 가기 위해서는 기도와 선행, 고신극기를 많이 해서 하늘에 공로를 쌓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이 말이 맞을까요? 뭔가 부족합니다.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요? 과연 기도와 고행을 많이 하는 만큼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걸까요? 하느님은 우리가 이만큼 노력해야 이만큼의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그런 분일까요? 어떤 교우들은 “날마다 기도하고 봉사하고 고행과 자선을 하는데, 왜 우리 집안은 늘 잘 풀리지 않습니까?”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이는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됩니다. 선행과 육신의 고행과 같은 우리 인간의 노력과 하느님의 은총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2018년 교황청 신앙 교리성은 『하느님 마음에 드시는』(Placuit Deo)이라는 ‘가톨릭 교회의 주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신新펠라지우스주의의 개인주의와 신新영지주의의 육체 경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경고하고 있습니다. “신新펠라지우스주의가 우리 시대에 만연해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에 따르면, 구원은 개인의 자력이나 순전히 인간적 체계에 달려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 체계에서는 하느님 성령이 주시는 새로움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신新영지주의는 자기만의 주관주의에 갇혀 버리는 순전히 내적인 구원 모델을 제시합니다. 이 모델에서 구원은 자기의 지적 수양으로 이루어집니다.”  


펠라지우스주의란 인간의 본성은 스스로 죄를 피하고 구원을 위한 공로를 쌓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하느님의 은총은 필요 없다는 이단입니다. 영지주의는 하느님과 세상, 영과 육, 선과 악 등을 대립된 입장으로 보는 이원론二元論적 사고를 취하고 있으며 믿음이 아니라 ‘앎(gnosis 그노시스)’을 통해 구원받는다는 그릇된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다시 부각되고 있는 신펠라지우스주의와 신영지주의가 문제가 되는 근본 이유는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무상으로 주어진 하느님의 구원 은총에 대한 왜곡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로우신 분이고 보편적 구원의지를 지니고 계십니다. 우리 인간의 선업이나 노력을 넘어 모든 이에게 성령을 통해 당신 구원의 은총을 베풀어 주시고자 하십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육신을 취하셔서 몸소 겪으신 인간의 삶과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하여 모든 인간을 구원하셨다는 것은 육신과 영혼 모두가 중요함을 일깨워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파스카의 신비를 통해 우리 모두는 이미 구원되었습니다. 이것을 ‘객관적인 구원’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 각자의 구원이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이것을 ‘주관적인 구원’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지금 여기에서 이미 예수님을 통해 성취된 우리 각자의 구원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의 여정인 것입니다. 이 여정 가운데 하느님의 때에 하느님의 방식으로 그분의 은총이 우리에게 내리면 우리는 천국에서 누리는 지복직관의 기쁨을 지금 여기에서 미리 맛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은총은 하느님께서 거저 주시는 선물이며 우리가 한 노력의 결과가 아닙니다. 기도하고 선행을 베푸는 모든 우리의 노력 역시 은총인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은총의 때를 기다리는 것이 수십 년이 걸리는 듯하지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계시는 영원의 차원에 계시는 하느님께는 오직 현재만이 있기에 그때가 가장 적합한 때인 것입니다. 가령 필자가 유학시절 알고 지내던 어느 형제는 오랜 기간 하느님을 잊고 세속의 일에 열중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60대 말, 어느 날 높은 절벽에서 떨어져 홀로 죽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다행히 지나가는 이가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겨졌고 그는 기적처럼 살아났습니다. 그 이후로 그 형제의 온 삶은 변화되었습니다. 그는 지나온 시간을 반성하고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이 기적’이라고 여기며 하느님의 사람으로 새롭게 살고 있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진 것이 어쩌면 하느님의 은총의 때였던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때에 당신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십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기다려 주듯 우리도 가족과 이웃들이 하느님의 때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기도와 인내, 그리고 사랑으로 기다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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