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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함영권 유스티노 신부

열린 문

 

인간은 본성에 따라 무리를 짓고 삽니다. 인간이 맨 먼저 지은 무리는 집단이었습니다. 집단 속에서 개인은 집단에 기대 살았습니다. 집단이 살아야 개인이 살 수 있기에 집단의 안위를 앞세워 개인의 권리를 제한했습니다. 강한 집단이 약한 집단을 합병해서 보다 큰 집단을 지었습니다. 이제 너무 커진 집단 안에서 개인이 기댈 곳이 없어졌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안위를 돌보는 개인이 집단을 대신해서 무리의 중심으로 등장합니다. 집단에 기대 사는 개인은 자존감이 없었습니다. 집단 속에서 홀로 서는 것이 의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이 중심이 된 인간 무리 속에서 혼자인 인간은 외롭습니다. 자존감은 충만하고 외롭지도 않은 인간이 지을 수 있는 무리는 없을까?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삼위가 일체이신 분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께서 각기 완전한 자존감을 지니고 우뚝 서 계십니다. 동시에 완전한 일치를 이뤄 외롭지도 않으십니다. 삼위가 일체이신 하느님은 부화뇌동附和雷同이 아닌 화이부동和而不同으로 일체를 이루십니다. 인간을 지으실 때, 하느님께서 삼위일체의 신비를 인간 안에 담아 주셨습니다. 하느님을 닮은 자존감 충만한 개인이 이웃과 서로 손을 마주잡고 완전하게 일치를 이룹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을 닮아 자존감 충만한 개인이 이웃과 함께 짓는 인간 무리가 공동체입니다.


자존감 없이 집단에 기대 사는 인간이 공동체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이웃이 경쟁 상대인 개인은 공동체에 들어서기가 무섭습니다. 어렵고 무섭게 보이는 공동체로 들어서는 문은 좁아 보입니다. 충만한 자존감으로 집단을 벗어나고, 이웃과 함께하면서 외로움을 극복하고 나면, 삼위를 닮아서 자존감 충만한 인간은 일체감 가득한 공동체 안에서 자신을 발견합니다. 좁지만 활짝 열려 있는 공동체로 들어가는 문을 보게 됩니다.


자존감 충만한 한 인간이 옆에 있는 이웃과 서로 손을 마주잡으면 모든 인간이 하나로 연결돼 있음을 깨닫습니다. 하나가 된 인류 공동체는 인간이 되신 하느님, 예수님의 손을 잡고 하느님과 하나가 됩니다. 집단의 구성원인 인간은 집단 안에서 죽고, 개인 중심인 인간은 개인으로 죽습니다. 공동체 안에 사는 인간은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과 손을 맞잡은 모든 이웃과 함께(모든 성인의 통공) 죽음 너머에 계신 하느님과 함께 영원히 살아갑니다.


삼위께서 화이부동한 한 분이신 하느님, 하느님과 인간이 화이부동한 예수님, 모든 인간이 화이부동한 관계를 맺은 공동체가 하나의 길 위에 하나가 돼서 함께 서 있습니다. 이 길은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서로를 지켜주고, 서로를 배려해서 하나가 되는 길입니다. 이 길은 우주를 질서 짓는 단 한 가지 참된 길입니다. 문이 없이 활짝 열린 길입니다. 이 길 위에서 시편 한 자락을 노래합니다.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민족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모든 겨레들아. 우리 위한 주님 사랑 굳건하여라.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여라. -시편 117(1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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