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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이재영 바실리오 신부

대림 제2주일 인권 주일

 

오늘은 인권 주일입니다.  
그런데 이 인권이라는 용어는 사실 성서나 신학적인 용어는 아닙니다. 인권이라는 용어는 칸트를 비롯한 몇몇 철학자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을 교회가 그대로 수용하여 사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교회가 전통적으로 사용한 용어는 “인간 존엄성”입니다. 그러니까 인간 존엄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던 교회가 철학자들이 새로이 만들어낸 인권이라는 용어와의 충돌이 없으니 교회가 인권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수용한 것입니다. 당시 유럽은 이를 두고 “교회가 드디어 돌아온 탕자를 받아들였다”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인권’이라는 용어보다 “인간 존엄성”이라는 용어를 더욱 선호합니다. ‘인권’이 철학자들이 만든 용어라서가 아니라 “인간 존엄성”이라는 말이 더욱 피부에 와닿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하느님의 창조물로서 인간은 그 안에 신성(하느님 성)을 가진 존재로서 그 존엄성은 감히 우리가 가늠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이 존엄성은 인간 생명에 대한 가치뿐 아니라 인간존재 자체에 대한 가치를 비롯하여 인간이 가진 여러 가지 가능성(능력의 가능성, 성장의 가능성) 등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그가 누구이든, 그가 어떠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든 모두가 존중받아야 마땅한 것입니다. 설령 상대가 나와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서 있다 할지라도 혐오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가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건 그렇지 못한 사람이건, 그가 장애를 가진 사람이건 장애를 갖지 않은 사람이건, 그가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건 가난한 사람이건, 그가 남자이건 여자이건, 그가 성인이건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모두가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인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형제는 인간이 가진 이 모든 가능성을 단번에 차단시켜 버리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러한 인간 존엄성은 오늘날 우리 교회 안에서부터 성장해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선배와 후배 사제 사이에, 사제와 교우들 사이에서, 교우와 교우들 사이에 서로 존중과 배려가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이 존중과 배려를 사랑이라는 말로 바꾸어도 좋을 것이라 여깁니다. 우리는 믿음으로 하느님으로부터 존중과 배려(사랑)를 체험한 사람들이지 않습니까?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했습니다. 먼저 사랑받고 존중받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배려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사람??? 감히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됩니다. 귀한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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