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탄은 글자 그대로 아기 예수의 거룩한 탄생 경축을 뜻한다. ‘크리스마스’라는 것은 그리스도의 미사로 그리스도의 탄생축하미사이다. 부활이 교회 전례 시기에 가장 중심이며, 그리스도인의 믿음 안에서 최대 축제는 크리스마스라고 할 수 있다. 예수의 탄생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으로 이 세상에 오시는 하느님 인간성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는 감지하고,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과 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세상 구원의 새 역사가 성탄을 통해 시작되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사람이 되시어 오시고 죄 많은 세상과 하느님의 화해가 성탄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고백하며 경축하는 것이다.

초대교회에서는 예수 성탄을 축하한 흔적은 300년대 후에 나타났다고 한다. 주님 공현 대축일을 성탄절로 지냈던 동방교회에서는 200년대에 그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서방교회에서는 354년 12월 25일을 성탄 축일로 지낸 첫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3세기 신학자들은 태양의 상징인 그리스도를 유념해 예수는 태양이 새로이 솟아오르는 12월 25일에 태어났고, 당시 사람들은 이날 새로이 솟아나는 태양과 아기 예수의 지상 생활의 시작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복된 하느님의 섭리라 여겼다. 

어린 시절 나는 크리스마스, 성탄절을 기쁘게 마냥 기다리며, 온 세상 반짝이는 불빛과 신나는 성탄 캐럴들이 모두 기쁘고 희망을 주는 힘으로 느꼈다. 그저 그 자체로 행복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그러나 지금에 내가 성탄을 맞는 마음가짐은 어릴 적과 사뭇 다르게 마냥 기쁨으로만 가득 채울 수 없다. 성탄을 맞으면서 성탄은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인으로, 수도자로서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 우리에게 주는 성탄의 기쁨은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기쁨은 예수 그리스도, 메시아를 기다린 사람들에게 주어질 수 있는 것이다. 깨어 간절하게 주님의 말씀을 기도 안에 살아가면서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며 우리와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살아가도록 준비하는 그런 기다림이어야 한다. 그렇게 기다릴 때 우리는 해마다 반복되는 행사로서나 교회 역사 속에 성탄이 아니라 진정한 기쁨을 주는 성탄을 맞이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성탄의 기쁨을 전하는 자이면서도 그 기쁨을 누릴 주체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오시어 희망을 주시고 그 희망 속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우리를 구하기 위해 주심을 믿고, 내가 우리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성혈로 구원받은 하느님 백성이고 자녀라는 것을 선포해야 할 것이다. 구원의 기쁨이 회복할 때, 우리는 진정 성탄의 의미를 제대로 선포하는 자가 될 수 있기에 우리를 위한 구원의 시작을 열어주신 예수님께 우리의 가치를 깨닫고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신 이날에 우리 자신을 축복하는 날이 되게 해 주시길, 사랑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