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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최훈 타대오 신부

형편이 나아지면…

 

자선 주일을 맞아 우리의 형편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신앙인으로서 형편이 좋은가 그렇지 않은가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형편이 나아지면’이라는 말 속에는 왠지 지친 삶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형편이 나아지면 운동도 하고 싶다. 
형편이 나아지면 봉사도 하면서 살고 싶다. 
형편이 나아지면 성경 공부도 하고 싶다. 
정말 하고 싶은 것들,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형편이 좀 나아지면…’이라는 말 속에 삶의 우선순위에서 자주 뒤로 밀려나곤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형편’이라는 것을 좀 더 좋게 하기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참고 견디며 살아갑니다. 밤잠을 쪼개가며 일에 매달리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더 이윤이 있는 곳에 돈을 굴려 보려 애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형편이라는 말을 쓰지만 사람마다 기준과 정의가 많이 다릅니다. 어떤 아이는 시험에서 70점을 받고도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지만, 어떤 아이는 90점을 받고도 잠을 못 이루기도 합니다. 이처럼 70점으로도 형편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90점으로도 형편이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면 우리 신앙인들에게 있어서 ‘형편’의 기준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 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광야와 메마른 땅은 기뻐하여라. 사막은 즐거워하며 꽃을 피워라. 수선화처럼 활짝 피고 즐거워 뛰며 환성을 올려라” 하고 외칩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이유는 사막이 갑자기 형편이 좋아져서 옥토로 변해서가 아닙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의 영광을 볼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감옥에 갇힌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에게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는 말을 전합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세례자 요한은 감옥 속에서도 참된 평화를 찾았을 것입니다. 


대림 시기를 지내며 주님을 맞아들일 준비를 하는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정말 하고 싶은 것,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뒤로 미룰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주님을 맞아들이기에 우리도 누가 “형편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고 묻는다면 “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살림살이가 우리의 눈을 열어주시고 걷게 하시는 주님 덕분에 기쁨과 즐거움으로 채워집니다. 이 기쁨과 즐거움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려는 마음이 자선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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