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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임해원 안토니오 신부

연중 제3주일(마르 1,14-20)

 

오늘 1독서에 보면 요나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느님께서는 요나에게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명령을 내리십니다. 낯선 땅 니네베로 가서 “이제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라고 외치랍니다. 만일 이 자리에 누군가가 와서 “이제 사십 일이 지나면 이 성당뿐 아니라 이 지역이 다 멸망합니다. 회개하십시오”라고 외친다면 여러분은 그 사람을 어떻게 보겠습니까? ‘저 사람 미친 사람 아냐?’ 하고 외면하시겠죠? 그런데 믿거나 말거나 성경에 나오는 니네베 사람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낯선 사람 요나의 말을 듣고 단식을 선포하고는 가장 높은 사람부터 가장 낮은 사람, 심지어 가축들까지도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합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가장 큰 기적은 사람이 변하는 것입니다. 내가 변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징표를 보여주시오”라고 했을 때 예수님께서는 너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요나의 기적밖에 없다고 하신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니네베 사람들처럼 단순하게 회개의 외침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2독서에 나와 있습니다. “이제부터 아내가 있는 사람은 아내가 없는 사람처럼, 우는 사람은 울지 않는 사람처럼, 기뻐하는 사람은 기뻐하지 않는 사람처럼, 물건을 산 사람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처럼, 세상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용하지 않는 사람처럼 사십시오.” 바로 세상 것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답입니다. 그러면 하느님 말씀을 잘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성녀 소화 데레사가 어린 나이에 봉쇄수도원인 가르멜 수녀원에 입회한 후 종신서원을 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수련장 수녀로서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나이도 어린데다가 일찍 수도원의 중책을 맡은 것을 시샘한 선배 수녀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는 중에 한 선배 수녀가 데레사에게 ‘어린 나이에 벌써 수련장을 맡아. 누가 누구를 수련한다는 거야. 너나 먼저 똑바로 살아.’ 하면서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평소 데레사 수녀의 성덕을 잘 알고 있었던 동기 수녀가 이 상황에서 데레사 수녀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데레사 수녀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그 선배 수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녀님의 말씀 다 맞는 말씀입니다. 앞으로 명심하겠습니다. 그런데 수녀님께서 아시는 것보다 저는 더욱더 부족한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집착하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면 이런 순간에 자유롭지 못했을 겁니다.


복음에서 보면 예수님께서 뽑으신 제자들은 자신의 것에 집착하지 않아 예수님의 부르심에 쉽게 버리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내가 온전히 하느님을 받아들이고 회개의 삶을 잘 살아내지 못하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아직도 무엇에 집착하고 버리지 못하는지 살펴보는 주일이 되길 바랍니다. 더 큰 은총을 위해 하느님 자리를 기꺼이 비워두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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