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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최진우 아드리아노 신부

환영받는 천주교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십니다. 오늘 복음 말씀 전까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로 하셨던 말씀은 ‘나를 따라오너라’(마르 1,17) ‘와서 보아라’(요한 1,39)처럼 ‘오너라’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 말씀부터는 ‘가거라’로 바뀝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아 모였지만, 모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파견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사를 마칠 때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응답하며 일상의 삶으로 파견되어 갑니다.


그러면서 복음을 전할 때 무엇은 가져가되 무엇은 가져가지 말고, 신발은 신되 옷은 두 벌을 껴입지 말라는 복잡한 지침을 내리십니다. 우리는 이런 소유의 지침에 마음을 빼앗겨 그다음으로 말씀하신 예수님의 중요한 가르침, 곧 파견된 곳에서 행해야 할 행동의 지침은 소홀히 여깁니다. 사도들이 파견된 곳에서 가장 먼저 보여주어야 할 것은 그들이 가져온 무엇이 아니라 먼저 그 사람들에게 환영받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즉, 어느 마을에 들어가든지 한 집에 초대받아 머무를 수 있어야 하고, 그 공동체에서 환영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 하신 말씀을 실천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둘씩 짝지어 파견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서로 사랑을 실천하면서 서로 배려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줄 때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임을 삶으로 증거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공동체는 어떻습니까? 무엇을 가지느냐에 마음을 빼앗겨 무엇을 행해야 하는지는 소홀히 여기고 있지 않습니까? 사랑하고 감사하며 용서하고 배려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아무것도 지니지 않았던 사도들이었지만 그들에게는 동료가 있었고, 주님께서 함께하셨기에 힘이 있었습니다. 우리도 사도들처럼 세상의 것에 매이지 않고, 오직 하느님께만 의지하며 주님께서 주시는 힘으로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 우리의 이웃들에게 늘 환영받는 천주교회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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