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뜨락
2023.01.26 11:34

토끼해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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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황정식 베드로 수필가

230129 영혼의뜨락 이미지(토끼)-(홈피용).jpg

 

계묘년癸卯年 올해는 토끼의 해이다.
토끼는 지혜롭고 사랑스러운 동물이다. 사람들은 귀여운 자녀를 일컬어 토끼 같은 내 새끼라고들 한다. 


옛적부터 토끼에 대한 재미있고 호의적인 이야기는 많이 전해지고 있다. 일테면 밝은 달 표면에 아스라이 검게 보이는 형상을 가리켜 토끼의 암컷과 수컷이 알콩달콩 방아를 찍는 거라고 전래되어 왔었다. 과학적으론 터무니없는 거지만 그것은 민속 동화적인 이미지로 우리 조상들의 정서에서 비롯된 거라 하겠다. 하물며 우리 교회에서도 달걀과 더불어 토끼를 부활의 상징이라고도 한다. 고로 서구권에서는 부활절에 달걀과 함께 토끼 모양의 과자와 빵을 만들어 나눠주는 풍습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성화에도 토끼가 등장하는데 코끼리나 기린 등은 한 마리씩 그려져 있는데 반해 토끼는 항상 세 마리 이상 그려져 있다. 그것은 토끼가 풍요로움과 다산多産의 상징임을 뜻함이다. 또한 이탈리아의 화가인 베첼리오 티치아노가 그린 성화에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가 한쪽 손으로 하얀 토끼를 붙들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성모 마리아의 순결함의 상징과 동시에 동정녀 성모 마리아의 잉태를 하얀 토끼로 표현하고자 함이라고 한다.


교토삼굴狡免三窟이란 토끼가 세 개의 굴을 판다는 뜻이다. 그 말이 뜻하는 바는 토끼가 앞으로 예기치 못한 재앙에 미리 대비한다는 지혜로움을 의미한다. 우리 인간도 토끼처럼 미리 알아서 만사 튼튼히 했더라면 이태원 참사 같은 일도 예방하지 않았을까? 한다.


이처럼 토끼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인간에게 귀여움을 받는 동물임과 동시에 유구한 세월을 우리 인간과 더불어 살아온 동물임을 알 수가 있다.


모름지기 토끼해인 새해는 토끼처럼 좀 더 영민하고 지혜롭게 되고자 한다. 비록 몸은 노인이라도 늙어서 못할 일은 없다.

 
“그분께서는 지나간 일과 다가올 일을 알려 주시고
숨겨진 일들의 자취를 드러내 보이셨다.
어떤 생각도 그분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분 앞에는 말 한마디도 숨길 수 없다,
당신 지혜의 위대한 업적을 질서 있게 정하신 주님께서는
영원에서 영원까지 같은 분이시다.
어떤 조언자도 필요 없다.
그분의 업적은 모두 얼마나 아름다우며
얼마나 찬란하게 보이는가!”(집회 42,19-22)


나의 인생삼락人生三樂은 글을 읽고, 쓰고, 하느님께 기도하는 낙으로 살까 한다.

 

230129 영혼의뜨락 백그라운드(홈피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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