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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종훈 엠마누엘 신부

지난 4월 20일 교황청 인류 발전부의 화상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이 화상 토론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 받으소서』의 영감 아래,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전 작업이었습니다. 실제 이 토론회는 오는 10월에 개최되는 유엔 환경 정상회의에 앞서 개최되었습니다. 이 화상 토론회에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동물학자 제인 구달이 참여하여 턱슨 추기경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토론회의 주제는 지구 전체의 생물 다양성과 생명 보존에 관한 것으로, 생물의 종種의 소멸과 변이, 그리고 이와 관련한 전체 생태계의 위기를 조명하는 것이었습니다. 가톨릭 성직자와 영장류 동물학자의 대화는 생태계 보호를 위한 인류의 책임과 미래에 대한 인류의 무책임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대화는 현재의 인류가 기후 변화이든 팬데믹이든 변함없이 스스로 해치고 있음을 상기시켰습니다. 


구달은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류에게 유일하고, 아름다운 초록과 푸른 세상을 선사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 아름다운 행성의 가장 지성적인 피조물이 이 유일한 집을 파괴하고 있는가?” 질문합니다. 구달은 이 질문과 함께 환경 위기의 다양성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희망을 그립니다. 이 희망은 교황님의 권고로부터 젊은이들의 호응을 이끌며, 마침내는 과학 자체의 변화가 가능하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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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화는 지구의 생물 다양성을 직면하는 것으로 생태계와 생명의 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지구는 다섯 가지의 거대 멸종을 보았으며, 많은 과학자가 말하기를 여섯 번째 멸종이 근접해있으며, 그 속도는 더욱더 빨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2019년 유엔의 보고에 따르면 약 8백만 종 중에서 백만 종이 이 세기에 멸종을 고할 것이며, 인류의 무분별한 훼손과 개발에 따른 기후 변화와 급속도로 퍼지는 다른 종들의 출현에 따라 이미 지구상에 현존하는 생물 종들이 급격하게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턱슨 추기경은 “오늘날 하느님의 창조 선물은 완전하게 파괴되고 있다”고 우려하였습니다. 추기경은 성경 안에 생물의 다양성은 하느님의 창조로부터 연유하며 인류는 자연을 돌볼 의무를 줬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교회는 지구의 근본적인 구성체인 각 식물과 동물의 고유하고 본질적인 가치와 목적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활동은 식물과 동물 종들을 멸종으로 치닫고 있으며, 인류는 “심각하고 엄청난 생태적 빚”을 지고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자연을 멸망으로 이끄는 인류의 피해 비용은 경제적 이득보다 더 심각합니다. 어떤 특정한 종이 멸종되거나 심각하게 훼손된다면 그것은 가늠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추기경의 이러한 우려에 덧붙여, 구달은 다음과 같이 경고합니다. 종의 멸종은 마치 아름다운 융단에 돌이킬 수 없는 구멍이 난 것과 같습니다. 이 구멍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커지고,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생태계라는 융단이 찢어져 형태도 알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 생명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구달은 “우리는 매일 결정하는 선택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음식을 사러 시장에 갑니다. 우리 스스로 질문을 던져 봅시다. ‘이 모든 것이 어디에서 오는가? 이 제품은 환경에 해로운 것인가? 그것들이 동물들에게 잔혹한 것은 아니었나? 불공정한 임금으로 인해 저렴한 것은 아닌가?’ 만약 이 모든 질문에 ‘예’라고 답한다면, 그것을 사지 말아야 합니다.”


구달은 생태 보존과 보전을 위한 미래 희망을 젊은이들에게서 찾고자 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희망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찾습니다. “자연 보전에 관한 나의 희망은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있습니다. 교황으로서 그리고 전체 가톨릭교회의 수장으로서 환경에 대한 그분의 견해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바티칸의 역할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훼손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드러난 가난과 지구 생태 문제의 위기에 대한 인식을 드높이는 데 있으며, 아울러 생태학적인 시민정신과 생태적 회개로 사람들을 초대하는 데 있습니다.


턱슨 추기경은 생태적 회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생태적 회개는 사고방식의 변화, 세계관의 변화, 생활 방식과 태도의 변화, 통제와 지배의 욕망으로부터 보호와 보전의 열망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인류 모두를 위한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는 길임을 확신하여 제안하는 것입니다.”


추기경은 더 나아가 “현재의 코로나 사태는 자연이 아프면, 인류도 아픔을 보여주는 경고”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추기경은 2009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회칙 『진리 안의 사랑』에서 언급한 “인류가 환경을 대하는 방식은 인류가 인류를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를 상기시키며, “인류의 건강은 자연에 달려있습니다. 자연이 병든 것은 그 원인이 인간에게 있으며 인간의 오염과 파괴에 기인하고 있으며, 인류는 이로 인해 수없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재확인하였습니다.


휴전 그 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폭력의 악순환은 종식된 걸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휴전이 선언된 후, 거룩한 땅에서 자행된 “전쟁 행위와 폭력적 갈등이 중지된 것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대화와 평화를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휴전은 단지 폭력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딛는 작은 발걸음일 뿐입니다. 최근에 촉발된 이스라엘-가자 전쟁을 살펴보면, 여전히 예루살렘은 지속적인 갈등의 진원지입니다.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은 세 종교와 두 민족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이 거룩한 도시의 그리스도교 교회는 최근의 폭력을 촉발하게 한 두 가지 중요한 요인을 지적하였습니다. 이슬람교의 알 아크샤 사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부정과 그에 따른 샤이크 야라 지역에 대한 거주지 추방 정책이 그것입니다.


지난 5월 9일 예루살렘의 라틴 대주교좌는 “(이슬람교의 알 아크샤 사원) 순례자들에 대한 폭력은 그들의 안전과 성지를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세이크 야라 지역의 집으로부터 추방된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강제 집행 역시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수용할 수 없는 폭력”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대주교좌는 더 나아가 “우리 교회는 ‘평화는 정의를 요구한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음을 확인합니다. 이스라엘인이든 팔레스타인이든 그들의 권리는 인정받지도 존중받지도 못하였습니다. 그들은 정의로부터 소외되어 있으며, 거룩한 도시에는 평화가 존재하지 않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통찰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계속되는 폭력적 갈등을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최근 이스라엘의 도발은 이 갈등에 불을 지폈으나, 전쟁의 불꽃은 오랫동안 지속된 불의와 상대에 대한 체계적인 폭력, 그리고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평등과 점령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미국 주교회의와 유럽 주교회의 등 세계 유수의 주교회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지역 교회와의 정기적인 연례 만남을 통해 깊이 연대하고 있습니다. 거룩한 도시의 주교회의는 매년 이루어지는 이러한 연대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시민들에 대한 계획적인 차별과 동 예루살렘,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점령지역에 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현실적인 갈등에 대해 깊은 우려를 지속해서 표명했습니다. 이 지속적인 주교회의의 교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이해의 교량을 건설하고자 하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일단의 이스라엘인들의 용기 있는 행동 등을 증언했습니다.


이미 2008년 거룩한 도시의 주교회의는 분리와 점령에 따른 가혹한 결과를 세상에 알리는 선언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선언문에는 이스라엘이 자신의 안전 보장을 담보하기 위해 세운 분리 장벽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습니다. 장벽은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간의 분리로 정의와 화해의 기회를 현저하게 약화하고 있습니다. 그 장벽은 가족의 이별과 팔레스타인 경제의 파괴, 인도주의의 위기를 가중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에 심각한 고통을 주는 상징입니다. 


2018년 거룩한 도성의 가톨릭 주교들은 이스라엘 국회에서 통과된 헌법에 대해 “유대 시민들은 다른 시민들 위에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차별의 법적 기초를 제공”한다고 경고하였습니다. 대신 주교들은 “그리스도교인, 이슬람교인, 유대인들이 평등한 시민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청하였습니다. 이 법은 고용, 교육, 주거, 토지 소유권을 행사하는 데 심각한 차별을 야기하는 법적 기초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아랍인은 엄청난 역사적인 연결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이스라엘의 고통을 생생하게 기억하게 해 주는 야드 바솀(세계 홀로코스트 기념관)이나, 현재 가자지구, 서안지구에서 폭력적인 점령에 따라 고통받는 팔레스타인의 빈곤 가정으로서, 이 두 곳을 상호 방문함으로써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지난 십 년간, 교황청과 미국 주교회의는 이스라엘이 독립적이고 실행 가능한 팔레스타인 자치를 평화적으로 인정하도록 노력했습니다. 일단의 시각이 두 국가의 존립을 의문시하지만,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는 유일한 해결책은 체계적인 불의함을 해체하고 모든 이의 인권을 보호하는 데 있습니다.


거룩한 도성의 주교회의가 지난 2016년에 발표한 메시지를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이스라엘의 권리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점령은 점령자나 피점령자 모두의 영혼을 좀먹는 것입니다.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은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과 세 종교가 정의와 평화 안에 함께 살아갈 수 있기 위해 현재의 지속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최근 50년 동안의 점령을 종식하는 외교적 해결을 이끄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어야만 합니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휴전 너머에는, 점령이 종식되고, 인권이 존중됨으로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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