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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이민 베드로 신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 그대는 하느님의 교회에서 무엇을 청합니까?
○ 신앙을 청합니다.


† 신앙이 그대에게 무엇을 줍니까?
○ 영원한 생명을 줍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고 따르고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상살이에 필요한 은총을 받기 위함이 아니라, 본향인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함입니다. 삶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신앙인은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 앞에서 당당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 자녀로서 당당하고 행복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성당에서만 하느님 자녀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신앙이 하느님 은총을 받아서 세상에서 잘 살기 위한 길 내지, 적어도 지옥 벌을 면하기 위한 길로 전락하여 세상살이에서 아주 고상한 취미 생활로 변해버렸습니다. “세상을 그럭저럭 살아도 주일은 지키며 사니까, 은총을 몰라도 최소한 벌은 안 받을 거야!” 하느님은 어느덧 우리의 망하지 않는 보험이 되어버렸습니다. 심지어 순교자들의 피 위에 세워진 교회에서도 주일미사만 꼬박꼬박 지키기만 해도 ‘열심한 신자’, ‘신앙심 깊은 신자’라고 인정받을 때가 많습니다. 과연 정말 그럴까요?


순교자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 앞에서 당당하려고 노력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지 않았고, 하느님 나라에 가길 원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사랑했기에 목숨까지 바친 분들’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미사 중에 순교자들이 장하신 분이라고, 자랑스러운 분들이라고 노래합니다.


“장하다 순교자, 주님의 용사여~~”
‘장하다’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볼 때 나오는 몇 가지 중에 “마음이 흐뭇하고 자랑스럽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여기에 ‘자랑스럽다’는 “남에게 드러내어 뽐낼 만한 데가 있다”라는 의미가 새겨져 있습니다.


같은 신앙을 고백하는 우리도 순교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세상에서 하느님과의 관계를 더 당당하게 고백했으면 좋겠습니다. 눈앞의 이익 때문에 마음을 빼앗겨 ‘하느님의 자녀’라는 우리의 신원을 숨기기보다,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임을 자랑스러워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피 흘리며 증언한 순교자처럼은 못되더라도 하느님 기준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기에, ‘잘 사는 사람’,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최소한 주변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하느님 자녀’라 인정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천상의 교회에서 순교자들은 지상의 교회에 있는 우리를 위해서 기도하십니다. 
“눈앞의 것만을 쫓아 살지 말고, 더 높은 곳(하느님 나라)을 보며 나아가라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하시는 분(임마누엘)이심을 의심하지 말고 그분 앞에서 더 당당하게 살아달라고.”
“하느님의 자녀라는 신원이 힘들고 무겁겠지만, 자신의 십자가 당당히 짊어지고 살아 마침내 당신들이 있는 생명의 나라에서 함께 살 수 있기를.”


오곡백과가 열매를 알차게 영글어 가는 시기에 하느님의 따스한 은총으로 우리의 신앙도 알차고 튼실한 열매를 맺어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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