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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신호열 요셉 신부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사제의 초대 말씀에 신자들은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라고 응답하면서 미사의 문이 열립니다. 


매일 이뤄지는 미사를 통해서 신자들은 영적인 양식을 모시고 삶의 기쁨과 활기를 얻고 살아갑니다. 그를 통해 미사는 늘 우리 신앙의 중심에 놓여있는 것을 느끼며 생활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우리의 주인이신 그분께서 잔치를 열어 사람들을 초대하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잔치를 여는 이의 바람은 많은 이들이 모여와서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그래서 음식도, 술도, 자리도 많이 마련해둡니다. 부족함이 없도록 모든 것을 넉넉하게 준비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초대에 응하지 않고 다들 바쁜 모습을 보입니다.
어떤 이는 소를 돌봐야 해서… 혹은 약속이 있어서, 집안에 행사가 있어서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잔치에 가지를 않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초대에 응할 수 없다는데 억지로 사람을 데려올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그리고 그러한 모습들이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미사도 잔치입니다. 
그 잔치에 우리도 초대받고 있습니다. 주일만이 아니라 매일 초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초대에 응한 우리들의 모습에서 자주 아쉬운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미사에 참여한다는 것이죠. 
나 자신의 고민과 걱정, 고통과 어려움, 상처와 상실감으로 하느님께 호소하고 걱정을 덜어달라고 하며 합격과 승진을 바라고 상처 준 사람이 용서가 안 된다며 해결해 달라고 청하는 우리들의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인 것입니다. 


그것이 잘못된 것이다? 인간적인 모습이 뭐가 나쁘다는 거냐? 이렇게 말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베드로 사도는 한때 예수님께 엄청난 비판을 들어야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여 붙잡혀서 죽임을 당해야 한다고 했을 때 제자 된 입장으로 어떻게 잡혀서 죽임을 당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겠습니까? 당연히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고 혹시나 위험이 있으면 목숨 바쳐 스승님을 지키겠다는 베드로의 말은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 저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베드로 사도처럼 했을 것입니다.
그런 베드로를 두고 예수님은 “너는 인간의 일만 생각하면서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느냐? 너는 사탄이고 걸림돌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예수님의 생각은 우리와 다른 것 같습니다. 


미사에 초대받고 신앙하며 산다는 것은 나의 고민과 고통과 상처를 드러내고 그분의 도움을 청하기 이전에 나의 모든 어려움 속에 있는 하느님의 뜻은 무엇인가를 살피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만의 바람과 청으로 끝나지 않고 나와 함께하시고자 하는 그분의 뜻은 어디에 있는지 바라보아야 합니다. 인간적인 면모를 넘어설 때 비로소 우리를 초대하시는 그분과 함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나와 함께하자며 손을 내밀어 주십니다. 그분의 초대에 기꺼이 응하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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