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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김동윤 율리아노 신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림 시기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대림 시기의 마지막 주일이라는 이 사실은 예 수님의 성탄이 임박했다는 것을 드러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는 그렇게 얼마 남지 않은 성탄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보낼 수만은 없었던 두 여인이 등장합니다. 엘리사벳은 의학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나 어머니가 될 수 없었던 여인이었고, 마리아는 사회적으로 어머니가 되는 것이 용납될 수 없었던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엘리사벳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어머니가 되었고, 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이신 분의’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천지가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창조되었고, 그때 창조된 모든 것의 구원을 위하여 ‘새로운 창조’가 일어나고 있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과정에서 천사가 요한과 예수님의 잉태 사실을 알리는 장면만 보더라도 이 아기들의 부모들이 얼마나 큰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루카 1,13)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루카 1,30-31)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마태 1,20)

 

두려워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나 천사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면서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가장 먼저 전합니다. 그 ‘두려움’ 뒤에는 우리가 가장 큰 가치로 여기는 ‘생명’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요한과 아기 예수님의 탄생이 바로 그 생명 입니다.

지금 우리는 성탄을 코 앞에 앞두고 있으며, 우리 각자의 삶 안에서 아기 예수님께서 새롭게 태어나시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는 어떤 상황속에 머무르고 있습니까? 엘리사벳이 그랬던 것처럼 태어날 수 없는 상황입니까? 마리아가 그랬던 것처럼 태어나서는 안 되는 상황입니까?

그리고 그와 동시에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일 수도 있고, 대림 시기를 제대로 잘 보내지 못하고 아기 예수님을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림 시기의 마지막 주일을 보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그 두려움을 해치고 ‘결국’ 우리 안으로 찾아오실 ‘예수 그리스도’ 라는 생명의 근원이신 분의 자리를 준비하는 대림 시기의 마지막 주일을 보내면 좋겠습니다.

마리아와 요셉, 즈카르야와 엘리사벳이 그랬던 것처럼, 그 두려움 뒤에 찾아오는 생명으로부터 오는 그 기쁨이 있기에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두려움들을 반드시 이겨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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