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학자 바리사이와 – 우리,
간음한 여인과 – 우리
2,000년이 지난 지금
예수님이 똑같은 말을 하셨다면
죄가 가장 많은 사람이
죄 없는 듯이
가장 빨리 돌을 던졌을 것이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마태 23,13).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말은 실행하고 지켜야 하지만 행실은 따라하지 마라”(마태 23.2-3).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 5,20).
이러한 예수님의 나무람과 비난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인들은 독한 마음을 품고(루카 11,53)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그분을 옭아매려고 노렸습니다(루카 11,54).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을 옭아매고,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요한 8,6)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끌고와서 심판해 주기를 요구하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모세법이 그같은 죄를 지었을 때 돌로 쳐죽이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할 때 예수님의 심판은 단죄의 심판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죄를 용서해 주는 경우 예수님은 모세법의 위반자가 되고 단죄하는 경우 예수님 자신이 가르침의 모순에 떨어지게 될 상황이었습니다. 그들의 함정을 빠져나갈 틈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상황을 완전히 뒤엎어 버립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7절). 이 말씀을 듣고 나이 많은 사람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떠나갔다(9절)고 복음은 전해줍니다. 오늘 복음에 대해 몇 년 전 작고하신 이어령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런 말씀을 합니다. “2,000년 전 이스라엘 사람들은 참 양심적이었다. 죄 없는 자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할 때 그들은 한 사람씩 떠나 갔다. 2,000년이 지난 지금 예수님이 똑같은 말을 하셨다면 죄가 가장 많은 사람이 죄없는 듯이 가장 빨리 돌을 던졌을 것이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인들에게 2,000년 전 예수님이 하신 말씀, 간음한 여인을 끌고 온 율법학자들, 바리사이인들의 행위에 대한 이어령 교수의 말씀을 생각해 보면서 사순절을 지내는 형제 자매님들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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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철저하게 안식일을 지켰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비판을 받습니다. 오늘 예수님이 오신다면 주일미사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하시겠습니까? 주일미사라는 최소한의 기초 위에 많은 열매를 맺도록 노력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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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 나오는 간음한 여인과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차이점은 죄의 행위가 드러난 사람과 드러나지 않은 사람의 차이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죄가 드러난 사람에 대해 욕하고 판단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봅니다. 더 이상 타인의 잘못에 대해 판단하지 말고 우리도 죄인임을 인식하며 살아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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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일들은 기억하지 말고, 옛날의 일은 생각하지 말며(1독서) 앞에 있는 것을 향하며 내달리는(2독서) 용서받은 죄인, 용서받을 죄인으로 부활을 향하여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