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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재찬 안셀모 신부/ 분도 명상의 집

| 오늘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길

 

사랑에로의 부르심: 모든 그리스도인이 응답해야 하는 삶

 

“주님께서 우리 모두를 부르고 계신다는데 그것이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는 무엇이 다른 가요?”


“주님의 부르심을 어떻게 하면 잘 들을 수 있고 제대로 응답할 수 있나요?”

 

성경을 보면 하느님께서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을 뽑아 예언자로 삼으셨고, 세상의 무수한 여인들 가운데 마리아를 택하셨다. 
예수님께서 12 사도들을 뽑으시고 당신 제자로 삼으셨던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부르시고 선택하신다. 왜 그들을 부르시고 뽑으셨을까? 바로 당신의 뜻을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당신의 구원 사업을 완성하기 위해, 다시 말해 이 땅이 당신의 사랑과 정의로 충만하게 하기 위해 당신의 협조자를 택하신 것이다. 그 협조자들은 하느님의 도구일 뿐이다. 하느님의 협조자는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이나 이사야, 베드로, 바오로 성인과 같은 유명하신 분들만이 아니다. 이 세상 사람 모두가 당신의 협조자로 부르심을 받았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나누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다. 어떤 이는 그분의 부르심에 사랑으로 즉시 응답하지만, 다른 어떤 이들은 그 응답이 늦는 경우도 있고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주님의 거룩한 부르심, 즉 성소에 대해 교회는 직무적 성소와 보편적 성소에 대해 나누어 설명을 한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와 같은 직무적 성소는 그 자체로 고귀한 소명이다. 하지만, 보편적 성소와 이에 대한 응답의 중요성을 간과할 때, 직무적 성소는 알맹이 잃은 껍데기가 될 수도 있다. 예수님께서도 진정 원하셨던 것은 직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본래의 의미를 되찾는 것이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무수히 하신 말씀 가운데 하나도 바로 이것이었다. 보편적 성소의 본래 의미를 이해하고 그것을 삶으로 살아갈 때, 수도자, 사제, 평신도, 그리고 비신자의 구별(심지어 차별)을 넘어 진정한 거룩함의 삶,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보편적 성소란 무엇일까?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새 아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모든 인간과 창조된 모든 피조물이 당신과 함께하는 낙원에서의 삶을 살도록 회복시켜 주셨다. 이 낙원에서의 삶은 사랑의 일치로 드러난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에 우리가 예수님 닮은 사랑을 할 때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낙원에 살게 된다. 즉 하느님께서는 당신 모상으로 창조된 우리 모두를 ‘사랑에로 부르고 계신 것’이다. 우리는 그분의 무한하고 조건 없는 사랑의 초대에 자기 비움과 자기희생의 사랑으로 응답을 드림으로써 지금 여기에서 그분과 일치를 은총으로 받게 된다.


또 다른 보편적 성소는 ‘자비에로 부르심’이다. 주님의 자비에로 부르심에 용서로써 응답할 때, 그 부르심은 완성된다. 나아가 가장 궁극적인 부르심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영원한 생명에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이다. 우리 매 순간의 사랑의 응답이 모여 영원한 생명에로의 부르심이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이러한 사랑과 자비에로의 부르심에 끊임없이 ‘예’라고 응답하며 그분 안에서 참된 평화 가운데 살아간다면, 사제나 수도자로 살든, 결혼해서 가정을 꾸려 살든, 혼자 살든, 심지어 그리스도교를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있던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부르심에 나름대로 응답하며 살게 되는 것이다. 부모님이 불교 신자라 자연스럽게 불자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하느님의 부르심이 없는 것일까? 사랑과 자비와 용서의 삶을 살아갈 때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께 응답을 드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 영원한 생명에로의 부르심에 제대로 응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침묵과 기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자아에 대한 집착’을 넘어 제대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비우고 사랑이신 주님 곁에 머물러야 한다. 하느님 안에 깊이 머물 때 그분의 사랑의 힘과 용서의 힘이 우리 안에 스며들게 되고, ‘나의 길’이 아니라 ‘주님의 길’을 따를 수 있는 식별의 은총도 받게 된다. 내 안에 날마다 들려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의 목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이며 그분의 사랑의 마음과 하나 되어 ‘그분의’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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