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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박종선 갈리스토 신부

기다리는 하느님


필리 1,4-6.8-11 “여러분 가운데에서 좋은 일을 시작하신 분께서 그리스도 예수님의 날까지 그 일을 완성하시리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루카 3,1-6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어느 하루는 한 아이와 엄마가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준비해 놓은 블록을 쌓아 뭔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헤매는 것 같아 제가 도와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엄마는 저를 막으면서 “기다려 주면 혼자서 다 완성할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기다려 보니 이내 아이는 결국 혼자서 그 블록을 완성시켰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마지막까지 블록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것은 엄마의 ‘기다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지금 대림 - ‘기다림’이라는 시간에 들어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다림은 우리들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님도 다시 오신다고 한 그날을 분명 기다리고 계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주님이 아직 오시지 않고 기다리고 계시는 이유는 아직 우리에게 주어진 계명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주님이 오시기 전 주님의 길을 곧게 닦아 놓았듯(루카 3,4)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좋은 일, 사랑의 계명을 우리가 완성을 해야만 주님은 더 이상 기다리시지 않고 우리 곁으로 오실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엄마가 블록을 쌓는 아이를 기다리듯 주님도 우리가 사랑의 계명을 완성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계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기다리듯 주님도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은 우리의 손으로 주님의 길을 닦고 사랑의 계명을 완성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꼭 오시겠다고 한 주님의 날이 더욱 가까이 올 것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시간, 지금 나는 그냥 손 놓고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를 다시 만나기를 기다리시는 주님을 기억하며 항상 주님께서 시작하신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며 완성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구원을 보게 되는 그날을 맞이할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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