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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변종원 요셉 신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온전한 하나의 사랑입니다

 

사랑에 대해서는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알 만한 철학자의 말을 굳이 빌려 쓰지 않더라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은 우리 삶에 의미를 주는 가장 핵심 요소임이 분명한 듯합니다. 


오늘 복음(마르 12,28ㄱㄷ-34)에서 예수님께서는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이냐는 율법 학자 한 사람의 질문에 대해, ‘계명’ 자체가 아닌 그것에 담긴 ‘온전한 하나의 계명인 사랑’을 말씀하십니다.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덧붙이십니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르 12,30-31)


이 말씀으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해 당신 백성에게 주신 이 두 가지 기본 계명(신명 6,5; 레위 19,18 참조)을 새롭게 하나로 합치시며, 첫째와 둘째 계명은 우선순위가 아니라, 나열羅列로써의 개념임을 알려 주십니다. 즉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서로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지향해야 하며, 그래서 첫째와 둘째는 나누어질 수 없는 ‘하나의 계명이며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에서 비롯되지 않는 것은 참된 이웃 사랑이 아니며, 동시에 이웃 사랑으로 표현되지 않으면 참된 하느님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깨닫게 해 주십니다.


우리에게 금구金口로 잘 알려진 요한 크리소스토모(Joannes Chrisostomus) 성인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에 이웃 사랑이 연결된 것이야말로 하느님의 모든 계명의 기초가 되는 최고의 덕입니다.”(창세기 강해, 55,12)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과 이웃 사랑’이야 말로 하느님을 닮은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최고의 가치임을 뜻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을 바탕으로 삼는 사람은 모든 일에서도 이웃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 사랑은 이웃 사랑의 근거이며, 또한 이웃 사랑은 하느님 사랑을 확립해 줍니다. 그러므로 이 두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모든 계명을 체험하게 될 것이며, 이웃을 사랑하는 바로 그 순간에 하느님께서 항상 함께하실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나누어진 반쪽짜리의 사랑이 아닙니다. 우리는 날마다 만나는 이웃 안에서 하느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항상 이웃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이런 온전한 하나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기도하고 노력하는 한 주간이 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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