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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최진우 아드리아노 신부

전교 + 복음화 = 함께 살기

 

이번 주일은 선교를 위해 노력하는 선교사와 선교 지역의 교회에 도움을 주고, 하느님을 잘 알지 못하는 이웃들에게, 또 알면서도 외면하는 우리 가족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전교 주일입니다. 특별히 신앙의 자유를 잃고 힘겹게 살아가는 북한의 동포들에게도 하느님의 사랑이 전해질 수 있도록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도 함께 봉헌합니다.


선교·전교(Missio), 복음화(Evangelizatio), 어딘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어감이 느껴집니다. 선교는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복음의 가르침을 널리 선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교는 선교와 같은 뜻으로 쓰이지만 그 대상이 ‘개인’이라는 어감이 있습니다. 복음화는 선교의 의미를 넘어 하느님 말씀과 구원 계획에 어긋나는 사상과 행동, 생활양식 등 모든 것을 복음의 가치에 맞게 바로잡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현대의 복음 선교」 19항) 이러한 복음화는 교회의 쇄신과 세상을 향한 복음화라는 두 가지 방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전교는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라면 매 순간 행해야 하는 사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전교 주일을 따로 정해서 강조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감염병의 위험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싫어하고 거부하는 시기에, 신천지로 인해 낯선 사람들을 경계하는 분위기에, 하느님과 교회를 어떻게 전해야 할지 깊은 성찰과 다짐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전교를 ‘함께 살기’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함께 살아가면서 나부터 복음화되고, 더불어 이웃들과 함께 친교를 나누며 살아간다면 우리의 이웃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축 가운데 하나라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한다면 전교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지 않으면 이웃에게 전해 줄 기쁨이 없으며, 이웃과 함께 살아가지 않으면 하느님을 전해 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더불어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랑이 내 삶에서 구체적인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오늘 만나는 낯선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부터 나눠보시는 것은 어떨는지요? 복음을 전하고 실천하는 이들에게는 언제나 주님께서 함께하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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