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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정흥식 마르코 신부

용서하는 사랑은 모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을 스승(요한 8,4 참조)이라고 부르면서 접근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은 허위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부정한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잡혀온 한 여인을 앞에 두고, 예수님께 던진 질문은 모세의 율법을 놓고 끝없이 탁상공론을 즐기는 그들이 평소에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어리둥절하게 하여 백성들 앞에서 무안을 당하거나 아니면 후일에 이단이나 그릇된 가르침으로 고발할 수 있는 대답이 나오기를 기대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가르침과 사고방식을 잘 모르고 있던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서 소승적 법리론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했음이 틀림없습니다. 직업 종교인인 그들은 율법의 조항은 다 지켰지만 그 율법의 정신, 그 목적, 그것의 참된 의미는 전혀 살리지 않았습니다. 율법은 이스라엘 백성을 하느님과 결합시키는 유대였습니다. 그들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의 표로 율법을 지켜야 했으며 아울러 다른 사람을 사랑할 의무도 졌습니다. 법적으로 부정을 타게 하는 모든 것을 씻고 억제하고 재를 지키고 하더라도 이것들이 사랑의 표가 아니고 단순히 외적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무 가치도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미사 참여와 대·소 죄에 대한 교회법이 가장 중요한 신앙의 표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가톨릭 신자가 되는 것을 십계명과 교회법을 지키는 것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들은 모든 법규만을 재주껏 지키는 기술만 있었으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 예수님께서 용서하신 것은 아주 적극적인 행동이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끊임없이 용서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사람도 사랑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마음에 거슬리는 일은 항상 있습니다. 사려 깊지 않게 행동한다든지 이기심을 내세운다든지, 다른 사람의 실수로 인해 생기는 성가신 일들이 항상 있게 마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우리에게 막연하게 추상적인 방법으로 하지 말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사랑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복음에서 이웃에 대한 사랑을 읽을 때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소극적인 것으로 돌려 버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적극적인 것입니다. 사랑은 참는 것만이 아닙니다. 사랑은 친절하고 이해하며 남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며 타인의 잘못을 너그럽게 보고 몇 번이고 제한 없이 용서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 본질적인 것이요,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생활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사랑하라, 그리고 나머지는 마음대로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이 사랑의 행위에 자신을 완전히 봉헌하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용서해 주시듯이 우리도 서로 용서할 수 있는 힘을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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