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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박재우 베드로 푸리에 신부

하느님 나라의 초대장은 겸손

 

오늘 예수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상석上席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니다. 특히 윗자리에 앉기를 좋아하는 율법 학자나 바리사이들에게 대해 말씀하시죠. 윗자리에 앉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맛있는 음식이나 잘 먹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랑 담소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좋겠지만, 그들의 머릿속은 어떻게든지 남들보다 높은 자리, 어깨에 힘 좀 줄 수 있는 자리를 먼저 차지하려는 생각을 가질 뿐입니다. 그런 자들을 바라보셨던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을 통해 따끔한 충고를 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윗자리를 좋아하는 율법 학자나 바리사이들에게 정말 부족한 것이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겸손입니다. 겸손謙遜이라 함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입니다. 그렇다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다 하며 입을 다물거나 어떠한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고 하여 다 참다운 겸손이 아닙니다. 


겸손의 의미를 더 깊이 묵상하기 위해서는 인간관계 사이에서 바라보기보다는 우리는 전지전능하신 하느님 안에서 바라봐야 됩니다. 창조주이신 하느님 앞에 피조물인 인간으로서 한없는 자기 낮춤과 영원한 임금이신 하느님 안에 종속된 유한한 인간임을 고백하며 인식하는 것이 참다운 겸손입니다. 생각해 보면 하느님 앞에 선 우리가 가장 먼저 취해야 할 태도가 바로 겸손이며, 우리가 행할 수 있는 최선의 태도입니다.  


따라서 겸손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이며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입니다. 우리가 가장 조심하고 경계해야 할 것은 교만입니다. 아예 높은 자리는 넘보지도 말고 가장 아랫자리를 찾아 편안하게 하느님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11월은 위령 성월입니다. 위령 성월은 세상을 떠난 모든 영혼들을 위하여 특별히 기도하며 누구나 한 번은 맞게 되는 죽음을 묵상해 보고 그 의미를 되짚어 보는 날입니다. 특히 라틴어 속담에 “오늘은 나, 내일은 너”(Hodie mihi, Cras tibi)라는 말이 있습니다. 타인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잊지 말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도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은총으로 우리 모두를 당신의 나라에 초대하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겸손이라는 초대장을 들고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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