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16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강 론 박진우 아우구스티노 신부

붙어 있으라

 

바이러스 한 놈이 우리를 괴롭히는 데다 하루하루 참 덥습니다. 이 더위에 예수님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간에도 더위를 날려 줄 시원한 음료에 관한 말씀이 아니라 빵에 관한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빵으로 5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목격했던 사람들은 예수님을 찾아 나섭니다. 그들에겐 빵 몇 개로 무수히 많은 사람이 배불리 먹었던 그 체험은 강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예수님은 자신을 따라온 사람들에게 단순한 배부름이 아니라 그 배불리 먹음의 강렬한 표징을 바라보길 요청합니다. 예수님 주변의 그 많던 사람들이 본 것과 예수님이 원하시는 것, 그저 배불리 먹은 것과 배불리 먹음의 표징,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사람들은 자신이 목격했던 것에 따라 움직여졌을 뿐입니다. 많은 사람이 배불리 먹은 것에 대한 대단함을요. 하지만 예수님은 지속해서 배부를 수 있는 것을 보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님 당신을 따라온 사람들에게 자신을 믿고, 당신 옆에 붙어 있으라 하십니다. 그것이 많은 사람을 배불리 먹이신 이유라구요.


요즘 코로나 상황에서 본당의 미사 전례 때 예전과 비교하면 빈자리가 꽤나 있습니다. 여느 본당이나 비슷하겠지만 우리 본당 신자분들은 항상 앉는 자리에 앉으시거든요. 빈자리는 예전의 주인(?)을 기다리는 듯합니다. 성당에 오고 싶어도 여러 사정으로 안타깝게 오지 못하시는 분들의 빈자리이기도 하죠.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현 상황이 심할 때나 조금은 나아졌을 때나 항상 그 자리에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항상 그래 왔듯이 기도하고 그 자리에서 미사에 참석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항상 그 자리에 계신 분들은 무엇을 보고 오신 것일까? 그리고 계속 오시는 걸까?


지금 여러분들은 무엇을 보셨어요? 이 교회 안에서 무엇을 보고 와 계신 거죠? 이 미사 안에서 무엇을 보셨나요? 믿기에, 예수님 옆에 붙어 있으려구요? 예수님은 그것이 ‘맞다’ 하십니다. 만일 여러분도 그렇다면 여러분들이 본 것이 맞습니다.


덥지만, 짜증 나게 덥지만, 그분 옆에 잘 붙어 있으시길 바랍니다.

 

 


  1. 9월 5일 연중 제23주일 강론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숨이 차오릅니다. 땀이 맺혀 흘러내립니다. 어느새 1년이 훌쩍 넘은 시간 동안 마스크를 얼굴 삼아 지내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예측하지 못한 전염병의 무서움이 우리의 숨을 막아버렸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를...
    Date2021.09.02 Views128 file
    Read More
  2. 8월 29일 연중 제22주일 강론

    뜨거운 감자 사제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교리적 혹은 신앙적 질문이 아니라, “신부님은 어떤 음식을 좋아하십니까?”입니다. 신자들이 사제를 위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질문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음식을 먹느냐보다 그 음식을 어떻...
    Date2021.08.26 Views153 file
    Read More
  3. 8월 22일 연중 제21주일 강론

    “불편함 속에 있는 참 진리” 찬미 예수님! 문명이 계속 발전할수록 우리는 더욱더 감각적인 것만 그리고 결과로 드러난 사실만을 믿으려고 합니다. 또한 현재의 풍요로움과 편리함 속에서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감수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하느님과의 관...
    Date2021.08.19 Views164 file
    Read More
  4.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강론

    부활의 희망 속에 고이 잠든 성모님 한국교회의 수호성인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이십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나라의 ‘광복절’과 ‘성모 승천 대축일’이 같은 날에 기념되는 것이 공교롭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우리는 민족의 해방에 감사드리...
    Date2021.08.12 Views330 file
    Read More
  5. 8월 8일 연중 제19주일 강론

    이제는 제가 생명을 전하는 빵이 되게 해 주십시오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스스로를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들이 예수님께서 누구의 자녀인지 어디 출신인지 잘 알고 있기에 이 말씀을 믿으려고...
    Date2021.08.05 Views191 file
    Read More
  6. 8월 1일 연중 제18주일 강론

    붙어 있으라 바이러스 한 놈이 우리를 괴롭히는 데다 하루하루 참 덥습니다. 이 더위에 예수님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간에도 더위를 날려 줄 시원한 음료에 관한 말씀이 아니라 빵에 관한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빵으로 5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자신의...
    Date2021.07.28 Views216 file
    Read More
  7. 7월 25일 연중 제17주일 강론

    얼마나? 어디서! 코로나 시대. 사람과 사람이 만나지 못합니다. 이로 온 세상이 멈춘 듯합니다. 경제적 활동 또한 소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스레 먹고 살기 힘들다고 모두 아우성입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인간은 먹어야 하고, 채워야 하는 존재이기 때...
    Date2021.07.22 Views146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26 Next
/ 26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