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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황광지 가타리나

숲속의 옹달샘을 찾듯 아파트들 속에 숨은 가음동성당을 찾았다. 골목길을 돌고 돌아 작은 뜰에 닿았다. 평일 저녁미사 시간이 다가오는 때라 성모상의 따스한 불빛이 흐른다. 소박하기 그지없는 본당 건물이지만, 어쩐지 어머니 품속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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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4 가음동본당 은총시장1(홈피용).jpg

 


맞다, 어머니다!
가음동성당은 창원의 모본당이다. 1977년 용지본당으로 출발하여 1982년 가음동본당으로 이름을 바꾼 창원지역 첫 본당이다. 도시가 제대로 모습을 갖추지 못한 때에 용지공소 함석지붕건물에서 시작한 본당은 가음동에 신축한 지금의 건물에서 기반을 잡았다. 국내 굴지의 창원공단에 힘입어 이곳은 복음의 불꽃이 눈부시게 타올랐다. 창원공단의 발전과 더불어 본당을 하나둘 분가시키는 저력을 보이며 터줏대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이웃에 다른 본당 설립이 거듭되고 살림을 떼 내주는 동안 가음동성당은 조금씩 늙고 수척한 형편이 되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새로이 건설되는 지역으로, 더 큰 아파트로 신자들도 자리를 옮겨 갔다. 주변 환경도 낙후하고, 성당 건물도 노후되어 나락으로 떨어진 신세처럼 쭈그러든 것처럼 되었다. 잘나가던 때를 생각하면 보좌 신부 자리가 비어도 소외되나 싶어 괜히 주눅이 들었다. 


하지만 성전은 거리두기를 했으나 자리를 가득 채운 신자들로 따뜻하고, 미사를 올리는 시간에 그들의 어깨에 평화가 내려앉는다. 사제와 신자들 사이에 은근슬쩍 미소도 오고가는 듯 어머니의 훈기가 넘실댄다. 미사 후에는 레지오 합동주회가 열려 성전은 성모님 군대로 바뀐다. 코로나시대지만 평일미사 후에 매일 합동주회가 열리니 무장해제란 없다. 


새 교구청 건축 다음에는 
이창섭 아우구스티노 주임 신부, 조현식 프란치스코 사목회장, 이열자 레지나 부회장, 이우철 야고보 부회장, 차경준 바오로 재건축추진위원장, 손현주 루치아 전례부원, 공유현 아우구스티노 신학생이 좌담회를 가진다. 신학생 참여가 특이했는데, 2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갔다 왔으며 복학을 앞두고 있단다. 가음동성당 출신 사제는 이수호 신부, 김태호 신부 딱 두 분이라 3호 사제가 탄생하기를 신자들은 고대하며 이 젊은이를 소중하게 격려하고 있다.

 

211114 가음동본당 2015년주일미사후(홈피용).jpg

2015년 주일미사 후


좌담회는 주로 성당 재건축에 대한 의견이 간절하게 오고간다. 현재 성당이 위치한 가음동 4지구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라 모두의 숙원사업이기 때문이다. ‘노후’의 대명사가 된 건물을 새롭게 할 더없이 좋은 기회다. 8월에 행정승인이 난 상황이니, 그 실행이 곧 눈앞에 펼쳐지게 되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며 재건축추진위원회의 결연한 의지를 보인다. 2019년 12월에 열 명의 추진위원회가 결성되어 대비해 왔다. 신자들은 작년부터 3년 목표로 묵주기도 300만 단 봉헌을 하며 힘을 북돋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음동성당에서는 교구청이 먼저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은 ‘교구청 신축을 위한 기도’를 바치고 성의를 다하여 하루빨리 완공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새 교구청을 봉헌하고 나면 ‘가음동성당 신축을 위한 기도’가 뒤따르게 될 것이다. 신자들은 겸허하게 순서를 기다리며 이어지는 일들을 헤아리고 있다. 40여 년 거듭하여 여기저기 새로운 성전 건립에 대한 부담을 겪어온 것이지만, ‘모두 우리의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새 교구청 다음에는 우리 성당이라며!


사목위원들은 어깨가 무거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새로운 성당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설렌다고들 한다. 빠르면 3년 늦어도 5년 안에는 마무리될 이 일에 전력하며 희망을 향한 공동체를 이루려 한다. 이창섭 주임 신부는 창원의 모본당인 가음동성당이 주차장이 넓은 곳이 되어, 여기저기서 오는 신자들은 마음껏 차를 세우고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고 또 즐겼으면 좋겠다는 사랑의 마음을 덧붙인다. 어느 성당이라도 그런 곳이 많겠지만 특히 가음동성당은 아파트를 사이에 둔 골목 주차로 오랜 갈등을 겪기도 했기에 넓은 주차장이 숙원이다.


칭찬하고 사랑하는 공동체로
“기쁨으로 충만한 우리 성당”이라는 손 루치아는 빈말이 아니라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티끌만 한 일에도 칭찬이 쏟아지는 분위기라 처진 어깨가 절로 올라간다고 한다. 보잘것없는 살림에도 밝은 웃음이 번지는 가족처럼 서로 바라보고 격려하는 사랑의 공동체가 바로 이곳이다. 그러다보니 어려운 일이 생겨도 자발적인 동참이 모여들어 거뜬히 해결에 이른다.


비단 이 공동체의 사랑은 안으로만 행해지는 것이 아니다. 올해 부임한 이창섭 주임 신부는 사회복지분과와 빈첸시오회 활동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명절 나눔, 김장 나눔으로 때마다 철마다 이웃으로 마음을 돌리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 지난 추석에도 신자들의 후원과 빈첸시오 회원의 활동으로 어려운 이웃을 찾아 쌀, 김, 참기름 세트 등을 많은 가구에 전달하였다. 특히 2019년 성탄절 구유예물은 인근 초·중등학교에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올해는 코로나시대를 겪으며 실의에 빠진 소상인들이 임대료라도 보태기를 바라며 지원하기도 했다. 이는 신자이거나 비신자인 것을 막론하고, 주민센터의 사회복지사와 연계하여 어려운 이웃을 찾아내는 노력으로 이어졌다. 

 

211114 가음동본당 추석이웃나눔(홈피용).jpg


부부가 하는 모임도 활발하고 주일학교 운영도 탄탄한 가음동성당은 가정공동체에서 배어 나오는 따듯한 온기가 본당공동체를 데우고 작은 뜰에는 언제나 정다운 이야기꽃이 피어올랐다. 그들은 새 성당을 건축하고, 코로나 이전의 북적대는 사랑의 공동체를 꿈꾸며 설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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