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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주경환 십자가의 요한 신부

내려놓음으로부터 시작

 

“사람은 고쳐서 쓰는 것 아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라는 표현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렇다면 말에 따라 사람은 정말로 변하지 않는 존재이겠습니까?


사람은 변화될 수 있습니다. 신앙 안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을 통하여 내 존재의 변화를 이룰 때, 전인적 변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 나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 내 잘못을 올바로 직시하고 내려놓을 수 있을 때, 내가 죄인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변화가 시작됩니다.


오늘 기적사화의 내용에서 예수님의 제자로 대표되는 베드로의 모습에서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는 말씀에 베드로는 의구심을 가집니다. 자신의 경험으로는 이미 실패를 맛보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이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실행합니다. 그 결과 베드로는 그물이 찢어질 만큼의 고기를 잡게 됩니다. 이후 베드로는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게 됩니다. 모든 것이 주님 앞에 벌거벗겨진 그는 드러난 자신의 두려움에 떠나 주십사 청합니다.


주님께서는 두려움 속에 당신을 사랑하는 베드로의 마음을 알아보셨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떠나시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시몬에서 베드로라 이름이 바뀌었듯, 그에게 새로운 삶과 사명을 부여하십니다. 


베드로의 이러한 모습은 큰 의미를 가집니다. 구약의 시절 하느님은 예언자를 통해서 만날 수 있었던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이제 예수님으로 하여금 하느님을 직접 뵙고, 제자들을 통해 그분의 말씀의 선포로 듣고, 행동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사명이 베드로를 통해 우리에게까지 이어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가 보여주었듯, 주님을 살아가는 삶, 그 시작은 바로 하느님 앞에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고백입니다. 가벼운 말로 나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베드로와 같이 진정으로 자신이 죄인임을 느끼는 구체적이며 진솔한 고백이 하느님 앞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모습들이 시작될 때,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변화는 시작됩니다. 동시에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주님의 구원이 우리에게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하느님 앞에 어떠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까? 하느님께 온전히 나를 내려놓고 있으십니까?


이제 나를 가리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주님의 사람으로 변화되는 삶을 주님의 말씀과 실천으로 살아내는 시간 되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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