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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심정현 요한드라살 신부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우리는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을 시작으로 회개의 시기인 사순 시기를 시작했습니다. 사순 시기를 시작하며 저의 삶을 되돌아본다면 매일 미사를 드리고 기도도 하지만 정작 삶 안에서 하느님을 찾았던 적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반면 언제 하느님을 가장 간절히 찾았었던가를 떠올려 보면 나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위기의 순간에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가장 위기의 순간에 진심으로 하느님을 찾게 됩니다. 그런 순간이 닥쳐오면 더 이상 자신의 힘만으로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음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시련은 우리가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부족한 존재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만듭니다.


사실 우리는 아담과 하와의 원죄 이후로 늘 부족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 원죄의 시작 또한 하느님 없이 스스로 완전한 존재가 되려 했던 결과이지요. 이 때문에 인간은 생명이신 하느님과 완전히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주는 풍요에 가려 부족한 존재라고 느끼지 않을 뿐, 그것을 걷어냈을 때 우리는 여전히 부족한 존재임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광야에서 40년을 굶주리며 떠돌았던 이유도 자신들이 한없이 부족하여 생명이신 하느님께서 필요한 존재임을 깨달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40년 동안 수많은 교만을 걷어내며 하느님을 찾게 됩니다. 광야는 늘 위기의 연속이었고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도움 없이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시련이 늘 하느님만을 찾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시련은 동시에 유혹을 불러옵니다. 아담과 하와가 뱀의 유혹에 떨어지고, 이스라엘이 늘 이민족의 신들의 유혹에 떨어졌듯이, 세상은 하느님 이외에 많은 대안을 우리에게 줍니다. 그러나 그 대안들은 결국 더 큰 죄악을 불러오게 됩니다.


오늘 예수님의 단식과 악마의 유혹들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단식을 통해 스스로 부족한 존재가 되십니다. 그리고 악마는 아담과 하와에게 그러했듯 하느님 없이 그 부족을 채워 주겠다고 유혹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이 유혹을 하느님의 말씀만으로 물리치심으로써 아담과 하와가 저질렀던 죄를 완전히 극복하십니다.


우리가 행하는 사순 시기의 모든 단식과 극기는 우리 스스로가 부족한 존재임을 다시 한 번 느끼며 하느님을 온전히 찾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난을 통해 우리가 하느님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이정표가 되어 줍니다. 하느님을 잊어 방황하는 우리들을 위해 스스로 부족한 존재가 되신 예수님께 의지하며 하느님을 찾는 여정의 시기인 사순 시기를 충실히 보내도록 합시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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