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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구성진 율리아노 신부

아니 이럴 수가!!!

 

세상에는 천태만상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고,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고, 계획하는 방식도 달라 가끔 어리둥절하게도 한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이 사람들을 성격유형별로 나누기도 한다. 서로를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기 위해서이다. 약 30년 전에 많은 신부님들이 성격유형을 검사받은 후, 여러 상황을 주어서 토론하게 했는데 웃어 죽는 줄 알았다. 달라도 너무나 다른 모습을 서로에게서 보았기 때문이다. 


여러 유형별로 사람들을 나누는 것 중에서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존재형의 인간과 소유형의 인간이다. 존재형의 인간은 나-너라는 인격적인 관계를 중시한다. 삶의 의미를 추구하며, 우정과 약속, 의리를 지켜 마음이 따뜻한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힘든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기뻐하고, 순교자들의 삶을 따르려 노력한다. 흥부의 모습을 좋아한다. 반면, 소유형의 인간은 나-그것이라는 사무적인 만남을 중시한다. 만나서 이익이 되는지를 따져서 관계를 맺고 끊고를 판단한다. 이익이 되는 관계는 유지하지만, 이익이 안 된다고 판단되면 가차없이 관계를 끊는 것이다. 어렵게 사는 이들을 무시하고, 순교자들의 삶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 배는 부를지라도 가슴이 고픈 세상을 만드는 모습이다. 놀부의 모습을 좋아한다. 현대산업사회는 갈수록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형의 인간보다는 매사에 이익과 이윤을 추구하는 소유형의 인간이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으로부터 조금 이상한 말씀을 들었다. 평화의 임금님께서 우리에게 분열을 주려고 오셨다 말씀하신다. 아니 이럴 수가! 어떻게 알아들어야 할 것인가? 아브라함이 하느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아 고향을 떠나려 할 때 동네 사람들이 뭐라고 했을까? “야! 뭐 사서 고생하냐, 여기서 우리하고 같이 잘 먹고 잘살지 왜 가니!”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당장은 힘들었겠지만,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였기에 참된 평화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노아도 마찬가지다. 큰 배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동네 사람들은 노아를 보고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아는 끝까지 하느님의 말씀에 충실했기에 홍수 속에서도 배 안에서 참 평화를 맛볼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순교성인들도 마찬가지다. 국가에 반역이라 할지라도, 잡혀서 숱한 고초를 겪었을지라도, 목숨까지 내놓았을지라도, 하느님의 명령에 충실함으로써 참된 평화를 맛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겠는가? 하느님과 나 사이에도 이익만 추구하는 소유형의 인간으로 소유형의 신앙을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하느님의 말씀에서 의미를 찾는 존재형의 인간으로 존재형의 신앙을 살아갈 것인가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사람들 간의, 식구들 간의 분열이 생기는 것이다. 주님으로부터 오는 참된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많은 분열과 갈등을 겪겠지만 존재형의 인간으로 존재형의 신앙을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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