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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김국진 가우덴시오 신부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회개하라는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회개라는 말은 살던 방식을 바꾼다는 뜻이죠. 즉 지금까지 나 자신을 중심으로 살던 삶의 방식을 버리고, 하느님을 중심으로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기중심으로 사는 사람, 죄악과 세속적인 욕심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을 잃어버린 양 한 마리로 비유하십니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되찾았다는 것은 주님을 잊고 방황하던 우리가 회개하여 하느님의 품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비유 역시 같은 의미입니다. 이렇게 잃어버렸던 양을 찾은 목자와 잃어버린 아들을 찾은 아버지의 기쁨을 회개한 사람을 맞아들이시는 하느님의 기쁨으로 예수님은 표현하신 것입니다.


그런데요, 나머지 아흔아홉 마리의 양은, 집에서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하면서 묵묵히 자기 할 일을 다 하는 큰아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사실 목자와 함께 있는 아무 탈없는 양들은 그대로 내버려 두어도 목자의 입장에서는 아무 걱정이 없을 것입니다. 또한 큰아들 역시 아버지가 특별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그는 언제나 아버지의 곁을 떠나지 않고 나중에는 아버지의 재산을 다 물려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이 있죠. 나 자신이 아흔아홉 마리의 양들에 속해있고 내가 바로 아버지 곁에 묵묵히 순종하며 지내는 큰아들이라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큰 착각일 수 있습니다. 바로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가요? 이들은 자신들이 율법에 적혀있는 대로 완벽하게 생활했기에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헤매는 목자와 같은 마음으로, 잃어버린 아들이 되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죄인들과 함께 계시는 예수님을 그냥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그들은 예수님께 죄인들을 멀리하라고 감히 충고를 했던 것입니다.


우리 역시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 같은 착각에 빠지지는 않았는지 자문해 봅시다. 교회에서 봉사를 충실히 하고 있고 가끔은 자선도 베풀고 있으며, 또한 큰 죄는 당연히 피하면서 살기 때문에 나 자신이 아흔아홉 마리의 양들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주일미사나 교무금 등 교회의 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은 하느님을 배반한 것이 아니므로 큰아들이란 착각을 갖고 있지 않을까요? 때문에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손해를 끼치는 사람이거나, 자신이 판단하기에 나쁜 행동만 일삼는 사람들이 나와 전혀 다른 부류의 사람이라고 배척하지는 않습니까?


예수님은 지금 이 순간에도 착각하고 있는 이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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