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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신 예수 그리스도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습니다. 부자의 쾌락과 사치만을 두고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부자의 심각한 문제는, 자기 집 대문 앞에 날마다 드러누워 있는 극빈자 라자로를 외면하고 무시한 것입니다. 부자는 자신의 부에 도취되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에서 멀어진 부자들에게 경고하십니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태 19,24)


라자로는 아사 직전의 극빈자입니다. 허기진 배를 채울 길이 없었고, 종기투성이 몸으로 힘없이 드러누워 있었습니다. 라자로는 부자뿐만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에게서도 소외되고 버려진 사람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 중에는 친구가 없었고, 개들만이 그의 종기를 핥아주는 친구였습니다.


저승에서 부자는 고통받고 라자로는 위로받게 되었습니다. 부자와 라자로 사이에는 큰 구렁이 있어서 왕래가 차단되었습니다. 어떤 신학자들은 저승의 삶이 이승의 삶을 그대로 연장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부자는 이승에서 큰 구렁을 만들었습니다. 부자는 온갖 재물의 창조주 하느님을 깨닫지 못했기에 하느님과 자신 사이에 스스로 큰 구렁을 만들었습니다. 부자의 마음속에서 하느님은 까마득히 잊힌 존재 혹은 수십억 광년 멀리 계신 분이었습니다. 부자는 자신과 함께 계시는 하느님도, 라자로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라자로와의 관계에서 스스로 큰 구렁을 만들어놓고 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우리 사이의 큰 구렁을 메우러 오셨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여러분이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되도록 하셨습니다.”(2코린 8,9) 우리의 이기적인 삶에서 방향 전환하여,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새 출발 하는 것이 회개입니다. 단절과 분열, 무관심과 소외의 인간 조건 속으로 들어오시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 마음을 열도록 성령께 간구드립니다. 


오소서 성령이여! 저희의 무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시어 저희 안에 있는 골짜기를 메워주시고 산과 언덕을 낮추어 주소서. 저희 집 대문 앞에 있는 이주민들과 난민들, 소외된 모든 사람들에게 눈길을 돌리도록 이끌어주소서. 마침내, 저희가 몸담고 있는 사회의 모든 구렁을 메꾸도록 경외와 굳셈과 의견의 은사를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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