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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김화석 도미니코 신부

미워도 다시 한 번?

 

어느 회사든, 종교든 사람을 모으기 위해서는 그 회사(종교)만의 장점과 혜택, 특전 등을 먼저 광고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거기로 가고자 할 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람들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부정적인 것을 제시하십니다.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라는 조건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당신께 오려는 사람들, 다시 말해 당신의 제자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가족이나 친지,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당신의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십니다. 물론 여기서 ‘미워한다’는 용어는 비교급이 없는 히브리어 표현이기에 이 말은 부모나 처자나 형제, 자매를 심지어 자기 목숨을 하느님보다 더 사랑할 땐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미워하라는 이 말씀은 부모, 처자, 형제, 자매를 적대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보다 하느님을 첫 자리에 놓고 흠숭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면서 사랑의 이중계명을 살되 분명 하느님을 다른 것보다 우선시해야 당신의 제자가 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다음의 이야기는 당신을 따르는 데서 오는 이익이 훨씬 크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도 영세 전에 나름의 계산을 통해서 신앙을 갖는 것이 훨씬 큰 이익(영원한 생명)이 있다고 확신했기에 세례를 받았을 것입니다. 잠시 지나갈 것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영원한 것에 대한 투자! 이것이 우리의 결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결정에 대한 확신은 점점 줄어들고 세상의 것에 더 미련을 둠으로써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 놓고 마치지는 못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결국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영원히 이익이 되는 결과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 위에 오직 예수님을 두어야만 합니다. 그분의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취미생활도, 친구도, 돈 버는 일도 나아가서는 코로나라는 병 핑계도 결코 그분 앞에 두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꾸만 버리고 온 것들에 대한 미련으로 우리가 얻게 될 그 영원한 것들에 대한 희망을 꺾어버리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나 자신만을 부둥켜안은 채로 이름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왔었던 것은 아닐까요? 제자됨을 위해 내가 짊어져야 했을 그 십자가는 내 인생 어디쯤 버려져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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