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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김정훈 라파엘 신부

사순 제2주일

 

일어나라 하십니다.
떠나라 하십니다.
고난에 동참하라 하십니다.
당신의 십자가 길에 자꾸만 저를 초대하십니다.


제가 당신을 따라 걸을 때 저는 주님, 평온한 일상과 평화로운 세상을 꿈꿉니다.
그런데 당신이 제게 허락하시는 이 길은, 때로는 고독과 이해받지 못함과 익숙하지 않고 낯선 곳으로의 떠남입니다.
더 치열한 싸움이며 마치 두려움이 가득한 싸움터와 같습니다.


주님, 머물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유혹임을 압니다.
알면서도 그 유혹에 한 번쯤은 자신을 놓아두고 싶습니다.
제대로 떠나지도 못하는 제게, 당신은 먼저 일어나 걸으십니다.
언제나 당신의 뒤만을 따르면서
언제나 당신의 십자가보다 작은 고난의 잔을 마시면서
당신이 누리는 영광에는 함께 머물고 싶고 받고 싶은 이 작고
가난한 마음.


주님, 당신께서는 아시지요?
저희 연약함을 돌보시고 자비를 베푸소서.


굳은 결심이 있습니다. 남모르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때 당신이 다가와 손을 대시며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주님, 그 제자들에게 하셨던 것처럼 오늘 저희의 어깨에 손을 
얹어 주시고
다정스럽지만 준엄함으로
“두려워 마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간절함은 이 하나이오니,
저희의 흔들리는 발걸음에도 주님의 힘찬 발걸음을 더해 주소서.


매년 저희는 당신의 사순절을 기억합니다.
저희가 먼저 걸었던 사순절이 아니라 당신이 먼저 걸으셨던 사순절을
그저 흉내만 내면서도 
비틀거리며 걷는 저희입니다.


오늘 저는 당신의 이 길을 응원합니다.
저도 걷고 당신들도 걸으며 흉내를 내듯 쫓아온 이 2023년의 사순절이
올해에는 유난히 다르고 새로워지기를 스스로
다짐하듯
남몰래 조용한 기도로 주님께 봉헌합니다.


은총의 사순절, 일어나 걸어갑시다.
주님께서 먼저 힘차게 걸으시니, 그분의 어깨 뒤에 숨어 비틀거리더라도
그중에 내 마음에 번민이 가득하여 또다시 넘어져도
그렇게 다시 한 번 일어나 떠나고 걸어갑시다.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언제나 힘차게 머무르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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