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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강철현 미카엘 신부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여러분은 ‘죽음’하면 무엇을 떠올리십니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죽음’하면 부자유스러움과 속박을 떠올리게 됩니다. 죽음을 맞은 분들이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손에 의해 묶이고 관속에 갇혀 땅에 묻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외적인 모습만 생각한다면 죽음은 분명 속박이요 부자유스러움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죽은 라자로도 이런 상태에 있었습니다. 죽은 라자로의 손발은 천으로 감겨 있었고, 얼굴은 수건으로 감싸여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폐쇄된 공간에 갇힌다면, 여러분의 자유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 여러분은 죽음의 공포를 느낄 것입니다.


반면에 생명은 자유로움입니다. 우리가 단순히 숨을 쉬고 있다고 해서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자유로울 때 우리는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것도 “우리가 멸망의 사슬에서 풀려나서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스러운 자유에 참여”(로마 8,21)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라자로를 다시 살리실 때 이렇게 외치십니다.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그리고 사람들에게 말씀하시길 “그를 풀어 주어 걸어가게 하여라.” 하십니다. 이처럼 속박으로부터 풀려나는 것, 나를 묶고 있는 것으로부터 풀려나는 것이 생명이요 부활입니다.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하는 이 부르심에 우리 각자의 이름을 한 번 넣어봅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도 이렇게 불러내고 계십니다. 우리를 가두고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우리를 묶고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우리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우리에게서 역한 냄새가 나게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이 육체적인 욕망이든 물질에 대한 집착이든 미움이든 아집이든 편견이든, 우리가 그런 것들에 갇혀 있는 한 우리는 결코 자유롭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하고 증오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 사람을 볼 때마다 내 심사가 뒤틀립니다. 그래서 내 행동이 이상해집니다.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그 사람을 볼 때마다 나는 죽음을 맛보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가 무언가에 묶여 있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숨을 쉬고 있지만 진정으로 살아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우리는 스스로 자신의 무덤을 파면서 삽니다. 그리고는 그 속에 우리 자신을 가두어 버립니다. 그렇게 갇혀 있는 한 우리는 생명을 맛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많은 것들에 묶이고 갇혀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스러운 자유에 참여하도록 부르십니다.


“(          )야, 이리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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