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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이중기 도미니코 신부

내가 믿는 예수님? 내가 믿지 않는 예수님?

 

사람들은 열렬하게 예수님을 환영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들의 겉옷을 벗어 땅에 깔았고, 어떤 사람들은 나뭇가지를 꺾어 흔들며 길에도 깔았습니다. 그렇게 ‘호산나’를 외치고 환호하며 예수님을 맞이하였습니다. 이분이 자기들을 구원해 주실 분이 확실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크게 호산나를 외쳤습니다.  

 
그런데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후, 반전이 일어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환영하던 바로 그 사람들의 손에 의해서 돌아가시게 됩니다. 나뭇가지를 흔들며 열렬하게 예수님을 맞이하던 바로 그 손으로 예수님께 손가락질하였고, ‘호산나’를 외치던 그 입으로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렇게 악을 쓰며 소리쳐댔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원하던 메시아, 그들이 원하던 임금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아니 그럴 생각도 없는 분이셨습니다. 


사람들은 “메시아는 이러이러한 분이어야 한다.” 하고 자기들 나름대로의 메시아상像을 정해놓고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은 현세적으로 부귀영화를 가져다 주고, 정치적으로 해방을 가져다 줄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예수님을 찾는 우리 믿음의 자세는 어떠한 것 같습니까? 그 당시 유대인들처럼 우리 역시 현세적인 편안함을 위해서, 또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예수님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통해서 우리를 당신께로 이끌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만을 주시는 분은 아니실 것입니다. 우리에게 현세적 편안함만을 주고자 하는 분도 아니시고, 우리가 원하는 것, 모든 기도를 무조건 다 들어주기만 하는 분도 아니십니다. 자신의 영광, 부귀영화를 추구하고자 하신 분은 더더욱 아니셨습니다. 수난을 회피하고자 하지도 않으셨고, 십자가상 죽음조차도 거부하지 않으신 분이십니다. 


우리는 이런 예수님을 믿고 있으며, 또 그런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주간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십자가 길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수난을 통해서, 십자가상 죽음을 통해서 우리 인간을 구원하신 그 자리에 우리도 함께하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수난의 길,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걸어가며,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어떤 분이신지, 또 그분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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