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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전병이 요아킴 신부

성체-사랑의 결정체

 

오늘 복음은 생명의 빵에 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빵이심을 밝히십니다. 그리고 당신을 영하는 사람은 당신 안에 머무르게 되고 예수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게 되니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영원히 살게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신다는 것은 단순한 영함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먹는다는 것은 결국 살아간다는 것을 포함합니다. 예수님처럼, 예수님을 닮아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을 포함합니다. 그래서 성체를 영한다는 것은 벗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사랑, 심지어 죄인을 위하여 십자가 길을 걸으신 예수님의 그 사랑을 살겠다는 일종의 다짐이요 결심인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예수님을 영할 때마다 그렇게 매번 새롭게 다짐하고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쌓아가다 보면, 인내심을 가지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서다 보면 내성이 생기고 습관처럼 몸에 배여 그렇게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들입니다. 자신을 핍박하고 상처 주는 이들을 위해 대신 값을 치르고 목숨을 내어놓는다는 것이 말입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 각자의 노력만으로는 다다를 수 없는 그런 신적 경지의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아예 시도조차 버거운 일들이며 설령 시도했다 해도 이내 후회하며 포기하게 만드는 그런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하면서 도우심에 힘입어 그렇게 노력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우리의 일상이 은총을 통해 그런 사랑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희망하면서 말입니다. 비관하며 염세주의로 일관해서는 어쩌면 한 미나를 땅에 묻어둔 종의 운명(루카 19,20 참조)을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부족하더라도 노력한 만큼 그만큼 더 후하게 쳐주시는 분이 바로 하느님이시기에 하나씩 인내심과 희망을 가지고 그런 사랑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설령 공과 덕이 부족하다 해도 이런 우리의 부단한 노력이 예수님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비로소 열매 맺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체는 바로 이런 사랑의 결정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인 오늘 전통적으로 많은 본당에서 어린이들의 첫영성체를 거행하게 됩니다. 첫영성체하는 어린이들을 축복하며 떨리고 설렜던 우리 각자의 그때 그 모습들을 떠올려봅니다. 예수님을 처음으로 모시던 그 첫 마음으로, 첫영성체 후 드렸던 그 기도를 기억하며 우리의 신앙적 삶을 더욱 충실히 살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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