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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노중래 비오 신부

“용서는 도전이요, 용서는 선택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마태오 복음은 유대계 그리스도교인들을 위해 쓰였던 복음입니다. 유대인 출신의 그리스도교 사람들, 즉 자기들의 율법과 가르침에 충실했던 이들이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였고 마태오 복음은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해 쓰였던 복음입니다.


아주 많은 문제가 발생했을 것입니다. 이미 다른 세상을 살아가던 사람들을 어떻게 그리스도교에 받아들일 수 있을까? 오늘 복음에서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타이르고,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서 타이르고, 나중에는 교회의 타이름을 듣게 하라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 모습은 오늘날 내 말을 듣지 않으면 금방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도전이 됩니다.


용서가 안 된다며 용서를 탓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한 번에 바로 용서를 이루려고도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용서는 결과가 아니요, 끊임없는 선택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용서는 선택입니다. 용서는 방향입니다. 내 삶의 방향을 질서 지우는 일입니다. 한 방에 끝나는 용서가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천 번 용서하면서도 그 천 번의 용서가 그냥 딱 한 번 그 인간 얼굴을 보고 나면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너무나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용서는 도전이요, 용서는 선택입니다. 우리는 완전히 용서를 이루지는 못하였으나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용서를 포기한 사람들은 아닙니다. 끝없이 용서를 선택하고, 힘들지만 용서의 방향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아닌 것을 받아들이는 삶, 용서가 우리 생애 최고 중요한 부분이자, 우리 신앙인들의 벅찬 운명입니다. 용서는 참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해야 내가 삽니다. 이것이 용서에 감추어진 신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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