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담화

1997년 성탄 대축일 담화문-“정의가 꽃피는 그의 날에 저 달이 다 닳도록 평화 넘치리라”

posted Jun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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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성탄 대축일 담화문

“정의가 꽃피는 그의 날에

저 달이 다 닳도록 평화 넘치리라”

(시편 72,7)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어느덧 또 다시 연말과 함께 성탄절을 맞이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성탄의 기쁨이 여러분 가정에 가득하기를 바라며, 그 기쁨이 다가오는 새해에도 이어지는 기원합니다.
한해를 보내면서 개인적으로나 가정적으로 나름대로는 어떤 성취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는 점이 없지 않겠지만, 우리 사회와 국가적으로는 어느 때보다 큰 좌절감과 아쉬움을 남긴 한해였습니다.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서 불안과 위기 의식속에 살아 왔기 때문입니다.
정치적으로는, 대통령 선거전을 비롯한 일련의 낡고 병든 정치문화의 단면들이 우리에게 국가 장래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갖게 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오랜 관치 경제, 정경유착과 함께 사치와 낭비의 악습은 국민 모두에게 국가 부도라는 큰 수치와 좌절감을 맛보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회, 문화적으로도 적지 않은 곳에서 법과 정의가 실종되고 도덕과 질서가 문란해짐으로 생겨난 각종 범죄와 사고들이 우리 사회를 내적으로 병들게 하였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모두 냉철해야 합니다. 현실을 바르게 보고 오늘의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드는 슬기와 용기를 발휘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신앙인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열심한 기도로 하느님의 크신 자비를 빌며, 공동선을 위해 헌신하는 다른 선의의 이웃들과 힘을 합하여 이 위기를 극복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건설하는데 있는 힘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에도 여러번 국가적 시련과 위기를 극복해 낸 그 rnras적 저력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성탄절은 “평화의 왕”(이사 9,6)이시며 ‘주님’(사목헌장 77항 참조)이신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큰 축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죄를 범한 인간과 당신 사이에 평화와 친교를 회복하고, 죄인인 인간 상호간에 형제적 일치를 이루게 하기 위해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보내 주셨습니다(선교 교령 3항 참조). 지금 우리가 그 어느때보다도 혼란하고 불안한 시기에 성탄을 맞이하게 되니 새삼 주님의 평화를 되새기게 되고 더욱 열망하게 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화를 ‘정의의 실현’이라고 정의하고 그것은 대가없이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의 정의 실현을 위한 노력의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사목헌장 78항). 평화를 위해 정의의 실현을 필수 조건이라는 것입니다.
정의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근원적으로 “인간 사회의 창설자이신 하느님께서 인간 사회에 부여하신 질서”입니다(상동). 그리고 그 질서는 하느님의 법에 어긋나지 않는 윤리 도덕과 국가 사회법 등으로 구체화되며 그 모든 것이 잘 지켜질 때 평화가 가능하고 지켜지지 않을 때 평화는 깨어집니다.
그런데, 인간의 의지는 약하고 원죄의 상처를 입고 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그 질서를 지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평화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각자의 욕망의 자제와 권력 남용에 대한 감시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부족합니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선이 보장되고 상호간의 신뢰로서 서로 가진 바를 나누는 형제애의 실천이 곁들여야 합니다. 그래서 공의회는 ‘평화는 정의의 내용을 초월하는 사랑의 결실’이라고 결론 짓고 있습니다(상동). 평화는 우리 모두가 정의와 사랑을 실천할 때에 비로소 얻어지는 귀중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평화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마태 5,9)고 하신 주님은 그리스도 신자들은 당신 일꾼으로 부르시어 이 세상에 평화를 심는 ‘사도’가 되라고 명하십니다.
평화의 주님이신 예수님의 성탄을 경축하는 오늘, 우리는 그 사명감을 새롭게 마음에 새기고, 평화의 사도로 살아갈 것을 굳게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교구는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주님의 은총의 해’(루가 4,19)가 이 땅에 열리기를 기원하며, 내년을 ‘사회정의 실천을 해’로 정하고, 우리 신앙인들이 먼저 사회정의를 실천함으로써 평화로운 사회 건설에 앞장서자는 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신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과 노력을 당부합니다.

예수님 성탄의 기쁨을 전하며, 여러분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1997년 성탄절에
교구장 박정일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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