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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김형렬 요셉 신부

“저를 부르셨지요?

저 여기 있습니다.”(1사무 3,5)

 

2023년, 달디단 안식년을 나름대로 보람 있게 잘 보냈습니다. 그리고 2024년 새해가 밝자마자 성소국으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할 수 있는 만큼의 열정을 기울이는 저를 봅니다. 그리고 그 열정으로 우리 교구는 오랜만에 성소 주일 행사를 마산교구 신청사에서 개최합니다. 1,200명가량의 젊은이, 본당의 교사와 봉사자, 수도회 단체, 평신도 사도직 협조자, 신학생, 그리고 청년 봉사자의 관심으로 부활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제61차 성소 주일을 맞이합니다. “저를 부르셨지요? 저 여기 있습니다.” 사무엘기 상권에 나오는 말씀을 성소 주일의 주제로 정했습니다. 아직 주님을 알지 못하는 소년 사무엘은 어느 날 주님께서 부르는 소리를 듣습니다. 하지만, 사무엘은 자신을 돌보는 사제 엘리가 부르는 줄 알고 위와 같이 두 번 대답합니다. 그리고 사무엘은 엘리의 가르침으로 주님의 세 번째 부르심에는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1사무 3,10)라고 응답합니다.


소년 사무엘에 비할 데는 못 하지만, 저 역시도 소년일 때, 주님의 부르심을 듣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10살, 첫영성체가 끝나고 복사를 서면서 훗날 자라서 신부님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본당 신부님이 멋있어 보였나 봅니다. 그래서 누군가 성소 동기를 물어보면 거창하진 않지만, ‘신부님이 좋아 보여서요.’라고 간단히 답해 줍니다. 매일 미사에 참여하는 게 좋았고, 누구보다 더 자주 복사를 서고 싶어 했습니다. 대축일 미사 때면 매번 복사를 섰고, 어린이 미사와 중고등부 학생 미사에 해설, 독서도 열심이었습니다. 중학생이 되면서 예비 신학생 모임에 성실히 나갔고, 대학 입시를 칠 때까지 10년간 사제가 되겠다는 저의 꿈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제 삶에 만족하며 감사합니다.


한 사제를 보면서 사제가 되겠다는 꿈을 이룬 제가 어느 본당 학생 미사에서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여러분 중에 저를 보고 ‘나도 커서 신부님이 되어야지’라는 생각을 해본 친구들이 있을까요?” 일 초도 망설임 없이 수십 명의 학생들이 우렁찬 목소리로 “아니요.”라고 저를 눌러 주었습니다. 사제로 사는 삶이 젊은이들에게 매력 있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게끔 정말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소聖召’란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을 의미합니다. 성소 주일은 많은 젊은이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예수님의 삶을 따를 수 있도록 기도하는 날입니다. 특히, 이 시대의 사제, 수도자, 신학생들 그리고 사제와 수도자를 지망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응원합니다. 예수님 닮고 싶은 꿈을 꿨었고 그 꿈을 이룬 성직자, 수도자들이 있다면, 그 꿈을 사는 성직자와 수도자를 닮고 싶어 같은 꿈을 꿀 동반자가,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손자, 손녀, 그리고 자녀 혹은 당신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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