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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한주인 마태오 신부

밀알이 되어 줍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밀”은 인간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주요 양식이 됩니다. “밀”은 먹혀야 하는 존재입니다. 먹혀 주면서 생명을 살립니다. 그리고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음을 통해 더 많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세상을 위해, 인류 구원을 위해 죽음의 길을 선택하십니다. 당신의 죽음으로 하여금 죽어가는 영혼들을 살리고, 허기진 영혼들의 배고픔을 채워주십니다. 더불어 죽음으로 점철되는 세상에 아버지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길만이 세상과 사람을 살리는 길임을 몸소 보여 주십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상은 너무 급변하였습니다. 개인적인 삶을 우선시하고, 개인적인 신앙생활에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이와 반대로 각 본당 공동체는 과거에 대한 동경과 상실감에 대한 내적, 외적 허기짐에 아우성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당신이 죽음의 길을 걸어가십니다. 죽기 위해 걸음을 옮기십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하지만 우리는 감상주의에 빠져 있어서는 안 됩니다.


사순 시기란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우리를 살리고 배불려 주길 바라는 시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극한 사랑으로 인류구원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신 예수님처럼, 우리가 우리 가정을 위해, 사회를 위해, 특히 우리 신앙공동체를 위해 밀알이 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마태 16,25) 


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며 너나 할 것 없이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밀알의 삶을 살아간다면 동경과 상실감에 허기졌던 목소리는 자연스레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보다 생명력이 넘치는 공동체로 변화될 것이 분명합니다.


성주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또한 부활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죽음의 밀알이 되길 바라기보다, 우리 모두가 밀알의 삶을 살아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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